"남북한 문제 조선족 카드 쓰는게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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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문제 조선족 카드 쓰는게 유리"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0.08.24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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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한인학회 조선족연구학회 최초 공동 세미나 개최
한국과 일본에서 활동하는 '동포 연구자'들이 조선족 문제를 풀기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댔다.

한국 ‘재외한인학회’와 일본 ‘조선족연구학회’는 ‘한중일 협력시대 조선족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지난 23일 세미나를 공동 개최했다. 양국에서 조선족을 연구하는 대표적인 두 학회가 함께 모임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

두 학회는 앞으로 서로 논문을 교환하고, 세미나를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등 조선족 문제를 공동으로 연구하기로 뜻을 모았다.

지난 23일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에서 열린 이번 세미나는 양국의 학자들뿐만 아니라 김경근 재외동포재단 기획이사, 이광규 전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이동렬 <동북아신문> 편집국장, 문민 재한동포총연합회 부회장, 곽재석 이주 동포정책연구소 소장, 박우 재한조선족유학생네트워크 회장 등 학자들뿐만 아니라 국내 조선족 전문가들이 청중으로 참가하는 등 열띤 분위기로 열렸다.

“연변 조선족자치주의 인구가 급격이 이동되면 그만큼 통일이 되더라도 원만한 사회적 통합을 이루기 힘들 것입니다.”

이 자리에서 가장 청중들의 주목을 끌었던 것은 이승률 연변과학기술대학 대외부총장이었다.

그는 “중국진출의 교두보역할을 하는 데 조선족동포들의 힘이 크다. 중국에서 일본 사업가들이 한국을 부러워하는 것은 조선족 동포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하면서 발제를 시작했다.

특히 그는 조선족들이 남과 북의 완충역할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쳐 관심을 모았다. “9월이면 평양과학기술대학교가 개교할 것입니다. 남북한의 화해에 조선족사회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부총장이 말하는, 평양과기대 건설은 국내언론에서도 이미 보도돼 관심을 모은 사업. 2003년부터 추진돼 지난해 9월 완공된 대규모 프로젝트다.

북한땅에 100만㎡의 부지에 종합생활관, 기숙사, R&D센터 등 총 17개 동을 건설한 사업이다. 그는 "연변과기대를 통해 이 사업을 이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7년 동안 천안함 사태, 북한의 핵실험 등으로 수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이를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남북한의 냉전 상황을 조선족사회가 풀 수 있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또 "두만강 무산광산에서 버려진 폐석을 사들인 것이 바로 조선족이었다"고 덧붙여 강조했다.

그는 이어 "중국어와 한국어에 능통할 뿐만 아니라 일어와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조선족들을 장차 도래할 동북아공동체의 징검다리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으로 육성하자"고 제안했다.

앞서 일본인 나고야대학의 가사이 노부유키 교수는 ‘일본에서 본 재일조선족-선배 민족들에게서 배울 것’이라는 논문을 유창한 한국어로 발표했다.

그는 “재일조선족이 1980년대 중반부터 유입됐다. 현재 일본 거류자 중 6~7만명, 수도권에 4~5만 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재일조선족은 집단화, 조직화가 뛰어난 민족"이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연변대학 출신으로 이루어진 '연변대학 교육회', 기업인을 대상으로 한 '치바 OKTA', 학자 연구자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 '동북아청년련의회' 등의 활동을 소개했다.

그는 “현재 재일 조선족을 비롯해 해외 코리안들은 자기 발전과 본국발전을 동시에 기여하고 있다. 세계에 펼쳐진 이들은 민족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는 월드 와이드 파트너”이다고 말했다.

예동근 부경대학교 교수는 ‘동북아협력시대 조선족의 역할’이라는 주제에서 “조선족의 이주도 활성화 되고 있고 경제, 문화, 교육 등 면에서 상대적으로 빨리 성장하지만, 정치 등 지역커뮤니티의 정착화는 오히려 불안한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조선족동포들이 한중일 사회를 자유왕래하는 비자발급, 한중일 문화를 유기적으로 결합시키는 문화콘텐츠 개발· 교육기관의 설립 등을 통하여 각국 지역주민들이 동참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축소판 동북아커뮤니티의 설립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한편, 재외한인학회(회장 윤인진)는 <재외한인연구> 등을 통해 재외동포뿐만 아니라 국내에 거주하는 조선족동포에 대한 연구논문을 정기적으로 발표하고 있는 단체이다. 

조선족연구학회(회장 리강철 호쿠리대 교수)는 연변대를 졸업한 학생들이 코리안-조선족-한반도에 관한 연구모임을 정기적으로 열다가 3년 전 정식 등록한 학회이다. 현재 학회에는 100여명이 회원으로 등록돼 있으며, 관서(오사카, 교토) 지부 창립을 준비하는 등 점차 모임이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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