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윤희 유럽한글학교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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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윤희 유럽한글학교협의회 회장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0.08.19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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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 정체성 가르치는 곳이 한글학교이지요"
“북한 소식이 많아졌어요. 남편말로는 일주일에 1,2번은 뉴스가 나오고 있다고 하네요. 한국도 월드컵으로 유명해지다 보니 양국 뉴스가 섞여서 자주 등장하지요. 제가 생각해도 학생들이 헛갈려하는 것이 당연할 것 같네요.”

스위스는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키고 있는 국가.  때문에 북한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생활 속에서 이들의 소식을 쉽게 들을 수 있는 곳이다.

조윤희 취리히한글학교 교사에게도 북한주민들은 낯설지 않다. 취리히 시 통역 일을 하고 있는 그는 북한 주민의 사회적응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기 때문.

그러나 한글학교에서 북한에 대해 설명하는 것은 다른 일.

“남한과 북한이 어떻게 다르죠?” 뻔해 보이는 학생들의 질문이지만 진땀을 흘리게 만든다고.

그를 만난 곳은 지난 13일 한양대 ERICA 캠퍼스에서 열린 ‘한글학교 교사 초청 워크숍’.

그는 한글학교 교사를 한지도 10여년, 유럽한글학교협의회 사무총장도 6년 넘게 맡은 바 있는 이 분야의 베테랑이었다.

그러면서도 “남북한뿐만 아니라, 우리의 정체성 교육의 필요성을 다시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문학을 하던 그는 20여년 전 현재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1.5세 한국인 남편을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한글학교 선생님으로 일하게 됐다고.

“결정적으로는 남편을 보고 한글학교 선생님으로 일하겠노라 마음먹었지요. 일찍부터 스위스에 정착했던 남편은 뜻밖에 매우 보수적이었어요. 조선시대 어머니상만을 고집할 정도로 꽉 막힌 사람이었지요. 그러나 불쌍한 것은 오히려 남편이었어요. 사춘기를 겪던 이 사람에게 정체성 교육을 시켜줄 곳이 없었으니까요.”

이렇게 말하는 그는 "얼마 전 수년 동안 맡아 오던 교장 직을 포기하고 평교사로 자청했다"고 말했다.
보다 열정적인 사람이 교장을 맡는 것이 합당하다는 판단 때문.

“초등학교 학생을 가진 분이 교장을 맡는 게 학교를 위해 좋다는 생각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4년 이상 교장을 맡지 않는다 선생님들 사이의 공감대가 있어요.” 이렇게 말하는 그는 올해 3월 유럽한글학교협의회 회장으로 취임했다. 취리히한글학교를 튼튼하게 발전시킨 점이 평가를 받은 것.

“평균 60여명이, 올해는 100여명이 학생들이 모입니다. 취리히에 6~700명의 동포들이 있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숫자이지요." 이렇게 말하는 그는 회장으로서 “한글학교 선생님들의 목소리가 정부에 정확하게 전달돼야 한다”고 얘기한다.

“세계한글학교협의회가 만들어져야 하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중남미, 유럽 등 다소 기반이 부족한 협의회가 강화돼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