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을 넘어 인류의 문제를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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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넘어 인류의 문제를 고민한다”
  • 이현아 기자
  • 승인 2010.07.27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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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학술대회 준비하는 김재훈 KSEA 회장

세계 항공기술력의 메카, 바로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이다. 현존하는 세계 최대 항공사인 보잉사의 연구소가 바로 이곳 시애틀에 위치하고 있다. 세계 어디서나 위력을 자랑하는 한민족의 명석한 두뇌가 보잉연구소에도 있다. 2010 한미학술대회의 대회장을 맡고 있는 김재훈 보잉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대회장이자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KSEA) 39대 회장직을 맡은 김재훈 보잉연구소 선임연구원을 만나봤다.

“그린 테크놀로지는 인류의 대명제”

“과도한 경제논리는 금융산업을 과학기술보다 우선순위로 두는 개념적 착오를 일으켰으며 그 부작용이 최근 전세계적으로 불어닥치고 있는 경제난의 시작이었다”는 것이 김재훈 회장의 최근 세계경제위기에 대한 분석이다.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한 해법으로 다시금 과학기술의 발전 및 그 응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KSEA 또한 이같은 점에 주목하고 있다.

1994년 첫 대회 이후 KSEA가 심혈을 기울여 해마다 준비하고 있는 한미학술대회. 올해의 주제는 ‘신세계를 위한 그린테크놀로지(Green Technology for A New World)’다.

“에너지 문제는 단순히 전력을 공급하고 차량 연료를 바꾸는 의미 이상으로 앞으로 인류에게 필요한 방향성을 갖고 있다. 이 주제는 다양한 연구방향과 목적, 그리고 기술개발의 필요성이 인식돼 있는 인류의 대명제이다.”

김재훈 회장은 2010년 한미학술대회가 주제로 채택하고 있는 그린테크놀로지의 의미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청정 에너지, 대체 에너지의 개발은 한-미 양국의 최대 화두이기도 하다.

“단순한 첨단기술의 공유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과학, 기술, 정책 등 각 분야의 한미 전문가들이 모여 인적․물적 교류를 논하고 과학기술 발전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장”이라는 것이 김 회장이 설명하는 이번 대회의 취지다.

자칫 추상적으로 여겨질 수 있는 주제지만, 기초과학을 비롯해 에너지 공학, 정보통신공학, 생명공학, 교통산업공학 등 5개 분야의 전문가 1,500명이 모여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인재는 어디서든 자기 할 일을 한다”

미국 내 각 분야의 이공계 우수 두뇌들을 연결하고, 필요할 경우 최고의 실력자들을 적절한 곳에 배분하며 역량을 발휘해 온 KSEA는 이제 국경과 민족을 뛰어 넘어 인류의 공존과 공영의 실질적인 방법을 모색하는 단체로 우뚝 섰다.

“헐벗고 배고픈 시절 허리띠를 졸라매고 미국으로 유학 와 청운의 뜻을 품었던 수많은 한국의 인재들”이라는 자기소개가 무색할 정도로 이들의 영향력은 커졌으며 “한국과 미국의 과학기술 및 산업방전에 이바지하면서 양국 과학기술자들의 네트워킹을 도모한다”는 한미학술대회의 취지는 엄숙하다.

과학기술에 대한 저평가 현상과 경제발전 위주의 사회적 분위기가 적지 않은 과학기술력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원인을 제공했다. 최근 인공위성 발사 실패 등과 더불어 고급과학기술력의 해외 유출을 원인으로 꼽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재훈 회장은 “인재들은 어느 곳에 위치하던 자기가 할 일을 한다. 그것이 한국이든 미국이든 장소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일축한다.

특히 KSEA의 멤버들이 지나온 역사는 그 같은 사실을 더욱 잘 대변하고 있다. “그들이 한국인이 아니라면 KSEA에 모이지도 않았을 것이며, 이렇게 모여서 학술대회를 가질 필요가 없을 것”이라는 김 회장은 “KSEA가 한국 정부와 언제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필요한 인재들을 연결하거나 역할을 다 해 왔다는 사실이 그 같은 비판(과학기술력 유출에 대한 비판)을 넘어설 수 있다고 본다”고 힘주어 말한다.

“차세대 육성은 차기 과제”

이번 대회는 특히 한국의 기업체와 재미한인과학기술자들의 매칭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고급 두뇌 해외 유출이 과학계의 비상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재미한인과학기술자를 적재적소에 배치한다는 사명을 가져온 KSEA가 소매를 걷어부치고 나서겠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이곳에 모이는 인재들은 언제나 한국과 한국 기업체들에서 필요한 인력이 될 수 있다”며 “올해도 LG를 비롯해 삼성기술원, 제일제당, 현대중공업, 호남정유, 아시아나 항공, POSCO 등 대기업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교육과학기술부를 비롯해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한국연구재단, 화학기술연구원 등 정부기관 및 국책기관이 대거 후원에 나선 것으로 미루어 이번 매칭 행사에 과학기술계의 관심이 얼마나 집중되고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이 같은 행사를 통해 이뤄지는 효과는 가히 계산적인 의미를 초월한다고 보면 된다”고 강조한 김 회장은 “우수 두뇌 한명이 이끌어내는 기업이나 정부내 정책의 효과는 계산의 범위를 넘어서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SEA는 이번 행사를 마친 후에도 차세대 한인과학기술자를 위한 사업의 영역을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매년 한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개최하는 수학, 과학 경시대회 뿐만 아니라 대학, 대학원생들에 대한 장학사업에도 매진해 온 KSEA는 지난해 미국에서 공부하는 대학생 22명을 비롯해 대학원생 17명  등 모두 39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한 바 있다.

“많은 KSEA멤버들이 젊은 시절 경제적인 어려운 시절에 KSEA의 장학제도로 혜택을 봤고, 이들이 훌륭한 과학자로 성장해 KSEA에 환원하고 있다”는 것이 김 회장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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