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한국국적 취득 심사숙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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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한국국적 취득 심사숙고해야
  • 엄해옥 교수
  • 승인 2010.04.01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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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해옥 연변대학교 법학원 부교수

중국의 개혁개방과 더불어 국내외의 문화 특히는 한국의 문화가 중국 조선족사회에 준 영향은 너무나도 크다. 20세기말 중국조선족 앞에는 정치·경제실력이 완전히 부동한 두 개의 모국이 나타났다. 하나는 자본주의 모국 대한민국이고 다른 하나는 사회주의 모국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중국의 조선족들은 강대한 경제실력을 갖고 있는 새로운 모국 - 자본주의 한국을 알았고 1992년 한중수교후로는 중국의 국적을 포기하면서 한국의 국적을 신청하기 시작하였다. 중국국적을 포기하면서 한국국적을 취득하고 있는 중국조선족들의 출발점을 보면 1세들은 자기가 태어났던 조국에 대한 민족감정이라 하겠지만 2세3세들의 한국국적취득은 많이는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떠나 민족감정에 앞서는 한국의 발달된 경제실력에 있다고 보아진다.

한국국적신청을 하고 있는 다수의 중국 조선족들은 농촌부의 사람들이다. 현재 중국의 농촌경제는 아직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두 가지는 명기해야 할 것 같다 .

우선, 우리의 선조들은 지금 소유하고 있는 땅을 소유하고 지켜내기 위하여 체발역복(剃髮易服)을 해야 하였으며 항일전쟁에 참가하였다. 국내전쟁에서는 땅을 나누어주는 공산당과 함께 국민당과 싸우면서 수많은 희생자를 내었다. 중화인민공화국이 성립된 후 땅을 가졌고 중국국적을 부여 받은 우리 조선족들은 보가위국의 기치를 들고 그 땅을 지켜내기 위해 6.25전쟁에 참가하여 엄청 많은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이처럼 우리가 갖고 있는 땅과 우리가 갖고 있는 중국국적은 손쉽게 얻어진 것이 아니라 우리 선조들의 생명으로 바꾸어 온 것으로서 그들의 땀과 피가 배어 있다. 우리 조선족들은 반드시 자기가 가지고 있는 땅과 국적의 귀중함을 알아야 한다.

다음, 중국조선족들은 부동한 사회제도가 만들어낸 부동한 가치관과 사유방식의 차이가 가져다 주는 편견과 불신임을 외면한 채 눈앞의 경제이익만 보고 토지를 포기하면서 한국국적신청을 하고 있는데 그들의 단순한 행위는 장래 조선족사회의 해체뿐만 아니라 자신들에게도 막대한 손실을 가져다 줄 가능성이 보인다.

중국조선족들은 지난 반세기동안 중국의 민족정책과 유관법률을 다시 한 번 회고해 보아야 하며 응당 발전하고 있는 중국의 모습과 조선반도의 긴장국세에 주의를 돌릴 필요가 있다. 더욱이 중국정부의 장길도(長吉圖)계획에서 북한과 러시아 연해주와 인접해 있는 훈춘시의 개발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농토가 재부로 될 날이 멀지 않았음을 명심해야 한다.

많은 중국조선족들에게 중국의 국적은 필수이고 한국의 국적은 수요이다.왜냐하면 중국조선족들의 공헌은 중국에 있기 때문이다.많은 경우 증조부는 간도땅 개간자, 조부는 항일투사, 부친은 항미원조지원군(6.25전쟁 참가자), 나는 지금 한국에서 아니면 중국에서 한국국적을 요구하고 있다.

국적 선택은 중국공민의 자유이며 권리이다. 그러나 이 자유와 권리보장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인권이 공공복지와의 마찰과 충돌을 피해야 하듯이 일정한 조건하에서의 의무가 수반된다. 한국국적은 모든 중국조선족들에게 재부로 될 수 있다고 단언하기 어렵다.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화교들뿐만 아니라 중국조선족에게도 영주권이 부여된 오늘 한국국적취득은 심사숙고해야 할 과제로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