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3 재외동포 > 현안 산적한 절반의 성과
상태바
< 2003 재외동포 > 현안 산적한 절반의 성과
  • 연합뉴스
  • 승인 2003.12.0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자리를 찾았다고는 하나 아직 재외동포들의 실
제 가치와 지위에 비해선 진전된 것이 별로 없다"

    지난 10월까지 재외동포 정책 개발과 지위 향상에 힘썼던 권병현 전 재외동포재
단 이사장이 재외동포와 관련해 내린 종합 평가이다.

    한상(韓商)대회 등 굵직한 대회를 직접 주최하고 후원한 권 이사장은 "재외동포
의 가치에 대한 국내 홍보가 어느 정도 됐다고 보지만 그에 따른 정부의 정책지원이
나 동포 활용면에선 성과가 미미하다"며 "점수로 치면 50점에 못미친다"고 말했다.

    '재외동포 전문가'로서 지난 11월 7일 취임한 이광규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은  "
적극적인 재외동포 정책을 펼쳐 이들 자산을 국가발전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
고 취임사에서 밝혔다.

    전ㆍ현임 이사장의 이같은 발언은 곧 재외동포 정책이 '외형위주의 행사에서 벗
어나 내실 있고 체계적으로 발전해 가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3년은 어느 해보다 재외동포에 대한 인식이 높은 한 해였다. 미주  한인이민
100주년과 브라질 이민 40주년, 한ㆍ캐나다 국교 수립 40주년을 맞아 각종 행사를 1
년 내내 치르면서 전세계가 한국인들을 주목했고, 국민의 관심도 증폭됐다.

    특히 미주 한인이민 100주년은 국내 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축하하고 215만여 명
의 재미동포가 100년간 이룩한 성과를 조명하는 등 큰 관심을 끌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모국에서 열린 한인지도자대회, 한상(韓商)대회,  세계한민족
문화제전,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 등 재외동포 관련 행사는 5천여 명이 넘는  재외
동포가 참석하는 등 규모 면에서 어느 해보다 컸다.

    해외교포문제연구소 이구홍 소장은 "그러나 함량미달인 참가자 문제,  참가자들
의 대회취지 인식 부족 등 내용면에서는 문제가 많다"고 지적하면서 의제 선정의 구
체화, 내실 위주의 행사 개최 등을 주문했다.

    올해는 동포 2~3세들의 고국 방문이 쇄도했다. 2002년 월드컵 이후 고국을 알고
싶어하는 동포 청년들이 늘어났고, 그 여파로 이들의 고국행이 줄을 이었던 것.

    동포 청년들은 거주국으로 돌아가 한인단체의 주역으로 변했고, 거주국과  한국
을 연결하는 교량 역할을 하겠다고 나서는 등 지금까지의 태도를  바꿔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행동하기 시작했다.

    정부도 이런 관심에 발맞춰 최근 재외동포 인력 활용 방안을 마련,  중앙인사위
원회 국가인재데이터베이스에 재외동포들도 등록하도록 길을 열어 주는 등 정책적인
변화를 하고 있다.

    하지만 국가인재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다고 하여 곧바로 추천되는 것은  아니어
서, 외형적인 성장에 비하면 실속은 거의 없었다고 할 수 있다. 몇 년째 논의  중인
재외동포센터 건립과 재외동포재단 업무와 기능을 제고한 '동포청' 설립 역시  현안
으로 남아 있다.

    권 전 이사장이 '50점 미만'에 포함시킨 현안들은 '재외국민의 출입국과 법적지
위에 관한 법률'(재외동포법) 개정, 불법체류 재중동포 문제, 한민족네트워크 구축,
사할린동포 지원사업 확대, 재중동포ㆍ재일조선적동포ㆍ고려인 등 소외된 동포 지원
문제 등이다.

    재외동포법은 헌법 불합치 판결을 내린 헌법재판소의 법 개정시한이 오는  12월
31일이어서 얼마 남지 않은 기간에 국회가 이를 처리하지 못하면 '자동폐기'될 위기
에 놓여 있다.

    임광빈 재외동포연대추진위 재외동포법개정특별위원회 공동대표는 "동포법이 폐
기되면 국가적인 대 혼란이 초래된다"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은
헌법재판소 결정을 존중하여 바로 재외동포법의 평등한 개정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불법체류 재중동포 문제는 이들 동포들이 국적회복을 요구하며 단식농성 중이던
서울 조선족교회(담임목사 서경석)를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전격 방문하면서
큰 불씨는 꺼졌지만 여전히 법적, 행정적인 절차들이 남아 있다.

    권병현 전 이사장은 "한국은행이 밝힌 지난 2002년 재외동포의  관광을  포함한
국내 자금 유입은 51억7천만 달러로, 외국인 투자액 91억 달러 중 56.8%에 해당된다
"며 "매년 동포의 국내 투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동포들의 관심과 힘이 그만큼 커
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재외동포 정책의 근간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ghwang@yna.co.kr (끝)



[◀ 리스트 가기]   프린트서비스  송고시간 : 20031207 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