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이 가장 어려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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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이 가장 어려웠어요”
  • 강성봉 기자
  • 승인 2010.03.22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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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이민사 시험에서 1등 한 중국동포 김미란씨

김미란 씨
노무사 변호사 행정사들을 제치고 한국에 들어온 지 8개월만에 명지대학교가 실시하는 ‘민간 이민사’ 자격시험에서 한 중국동포가 수석을 차지해 화제다. 지난해 8월 입국해 6개월간 명지대학교 사회교육원 이민행정전문인과정을 수료하고 시험에 응시했던 김미란씨가 그 주인공.

“한국사람들이 즐겨 쓰는 외래어를 알아듣기 쉽지 않았어요. 그럴 때는 선생님께 물어보기도 했지만 인터넷을 뒤져가며 뜻을 익혔지요.”

명지대학교는 2007년 이민행정전문인 과정을 개설하고 올해로 네 번째로 ‘민간 이민사’를 배출했다. 그 중 중국동포 출신이 수석을 차지한 것은 두 번. 그러나 1기 시험에서 수석을 차지했던 중국동포 박영매씨는 당시에 이미 한국에 들어와 10여년을 살았던 사람이다. 김씨의 수석합격이 특별해 보이는 이유이다.

“논술이 가장 어려웠어요.”

그러나 김씨는 논술에서 100점 만점에 99점을 맞았다. 밤을 새워가며 한국말을 익히고 좋은 글을 쓰려 노력한 결과다.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것도 도움이 됐다.

명지대 이민행정인 과정의 박화서 지도교수는 김미란씨가 이민사 시험에 한국의 변호사, 노무사, 행정사 들을 제치고 수석 합격한 것이 지니는 의미가 크다고 말한다. ‘이 과정의 보편성과 세계성이 검증됐다’는 것이다.

‘민간 이민사’ 자격시험은 명지대가 주관하지만 법무부와 노동부가 출제하고 채점까지 하면서 일정 정도의 공신력을 확보하고 있다.

“출입국과 이민행정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한국인으로 살기 위해 모국에 와 어려운 시험에 수석 합격함으로써 실력을 입증해 보인 김미란씨. 그의 코리안 드림은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