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조선족교회 전격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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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 조선족교회 전격 방문
  • 국정브리핑
  • 승인 2003.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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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정브리핑 11월 30일

노무현 대통령은 29일 오전 국적회복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중인 서울조선족교회를 전격 방문, "조선족 동포는 한·중간 우의를 돈독히 할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이라며 "김대중 대통령 때에도 국적취득의 길을 넓히기 위해 노력, 성과가 있었던 만큼 대통령이 관심을 갖고 노력하면 공무원도 성의 있게 노력하지 않겠느냐"고 조선족 동포들을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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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의 이날 방문은 당초 예정에 없었던 일로 '농성장 방문을 계기로 조선족 동포들이 국적회복에 대한 기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노 대통령이 "다른 것들을 따지기 전에 위로 차원에서라도 방문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오히려 비서진들을 설득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이날 서울 구로6동에 위치한 서울조선족교회(담임목사 서경석)를 방문, 1층 여성숙소와 3층 예배실에서 지난 14일부터 16일째 단식농성중인 300여명의 중국동포들을 격려하고, 중국동포의 국적취득 문제와 관련 "시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동포를 위로하는 노무현 대통령.
또 노 대통령은 "선물 줄 형편도 못되고, 골치 아프니까 농성을 해산하라고 온 것이 아니다"라며 "역사가 가로막고 국제질서가 가로막지만 국적회복에 대한 대통령의 마음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 왔다"고 방문 이유를 설명하고, "마음으로는 금세 해결하고 싶지만, 법과 질서가 있고 국가간 주권문제 등이 있어 금방 큰 도움은 안된다"며 "많은 국민이 여러분의 딱한 사정을 이해하고 가슴 아파하며 함께 하고 있다"고 위로했다.

특히 노 대통령은 "국적취득 문제는 상대 국가 존중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며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하고 "여러분의 부모님, 할아버지·할머니가 중국에 간 것은 가고 싶어 간 것이 아니라 민족의 어쩔 수 없는 운명이었기 때문으로 여러분은 법적으로는 어찌됐든 사실적으로는 우리 동포이므로 여러분의 대통령으로서 마음으로 위로한다"며 "당장 안 풀리더라도 버림받았다는 생각을 안했으면 한다"고 격려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중국동포의 국적취득 문제와 관련 "스스로 풀겠다고 마음먹은 것을 대통령이 되도 못하니 안타깝다"면서 "방향을 크게 잡고 추진하다 보면 막힌 길도 뚫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여러분이 바로 혜택을 못받을 수도 있지만 다음 후손이나 다른 사람이라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노 대통령은 "변호사 시절에 한국여성과 결혼해 아이까지 낳은 중국동포의 국적문제 사건을 맡았으나, 국내법 뿐 아니라 중국의 주권이라는 국제문제도 생기더라"고 회고하고 "그때부터 이 문제를 해결해야겠다고 마음먹었으나 대통령이 돼서도 법 때문에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한편 이날 노무현 대통령은 교회 방명록에 "중국동포 여러분 힘내세요. 국경과 법제도가 우리를 자유롭지 못하게 하고 있지만, 우리 국민의 믿음은 여러분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정부도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건강 잘 돌보십시오"라는 글귀를 남겼다.

취재:채수일(sooil@news.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