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을 팔기 위해선 문화가 먼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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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을 팔기 위해선 문화가 먼저죠”
  • 오재범 기자
  • 승인 2009.12.28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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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영석 재일민단 신주쿠지부 단장

일본에서 김치의 대중화에 성공한 오영석 처가방 사장은 이미 유명인사다.

국내외 매체에 여러차례 소개된 그는 현재 20여개의 한식점과 15개의 한국식품점을 거느리고 있다. 그의 사무실 한쪽면에 있는 11개에 달하는 표창장과 상장이 유명세를 대변해준다.

그는 원래 패션전문가로 87년부터 게이오백화점에서 근무했다. 그러던 93년 그의 처가 회사동료들에게 선보인 김치가 긍정적인 평가를 받자 그길로 백화점에서 팔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96년 6월 손님들에게 ‘김치가 썩었다’는 항의가 들어왔다. 직접 확인해 봤더니 김치가 썩는게 아니라 맛을 좋게 하고자 넣었던 양파가 발효되면서 거품이 올라온 것이었다.

“선배(재일동포)들에게 실망이 컸습니다. 그동안 김치도 일본사회에 제대로 알리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상품만 파는 게 아니라 문화를 먼저 파는게 급선무라 생각했습니다.”

이후 그는 바로 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김치사업에 전념하는 동시에 가게 한켠에 ‘김치박물관’을 만들어 일본인들에게 알리기 시작했다.

그가 최근 관심을 갖는 것은 ‘환원’이다. “일본에 맨손으로 와서 이만큼 벌었으니 이제 그 만큼 되돌려 주는게 도리입니다.”

이런 그가 뉴커머로 신주쿠지부 단장이 된 것은 동포사회에서 자주 거론된다. 흔치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가 처음 나선 일은 노령동포 연금수혜 문제였다. 그동안 재일동포 노인들은 일본노인이면 누구나 받는 노령연금 1만5천엔을 받지 못해 어렵게 살고 있기 때문.

이에 그는 얼마전 신주쿠 구청장과 구의회를 열심히 설득했고 얼마전 구의회에서 조례가 통과됐다. 덕분에 신주쿠에 거주중인 재일동포 노인이면 누구나 내년부터 연금을 받게 됐다.

“나중에는 양로원을 만들어 노인들의 놀이터를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그의 환원은 이제부터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