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스포츠계, 재외동포 선수들 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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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스포츠계, 재외동포 선수들 약진
  • 이현아 기자
  • 승인 2009.12.14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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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비주류 안 가리는 활약 눈부셔

귀화 농구선수인 KCC의 전태풍 선수가 지난달 21일 홈경기에서 레이업 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출처=전주KCC>
2009년 스포츠계에 불고 있는 해외동포선수들의 약진이 눈부셨다.

KCC의 전태풍, 삼성의 이승준, LG 문태영, KT&G의 원하준, KT의 박태양 등은 프로농구 올 시즌 드래프트를 통과한 귀화-혼혈 선수들이다. 전태풍과 이승준 등은 이미 앞서 열린 ‘NBA 아시아챌린지 2009’에 KBL올스타로 출전하며 팬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이미 지난 2007-2008 시즌부터 한국 무대에서 활약 중인 이승준의 경우 강동희 감독으로부터 “서장훈이나 김주승급”이라는 극찬을 받은 바 있고, 전태풍의 경우에도 “역대 가드 중 기량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이들 재외동포 스타들의 약진은 올 시즌 외국인 선수제가 기존보다 강화된 것과 연관이 있다. 2인을 보유하고 2인을 출전시킬 수 있었던 기존의 제도가 1인만 출전시킬 수 있는 제도로 바뀌자 순수 외국인 선수의 부담이 커진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우세한 신장조건과 다양한 경험을 겸비한 해외동포들의 영입이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농구계에서는 벌써부터 이들 귀화-혼혈 선수들이 국가대표팀에도 발탁돼 한국농구의 전반적인 실력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농구계는 농구대잔치가 1/3 가량 진행된 상황에서 내년도 신인드래프트를 앞두고 있다.

축구계도 최근 재외동포 선수들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재일교포 3세로 현재 포항 스틸러스에서 수비수로 활약 중인 오카야마 선수가 주인공. 그는 지난 달 6일 AFC챔피언스리그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남다른 포항 사랑을 뽐내며 여론의 주목을 끌었다.

J리그에서 뛴 이력을 갖고 있는 오카야마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외국인 선수로 대우해 집과 자동차를 제공하기 때문에 생활은 일본에서보다 편리한 면이 있다”며 “연봉 또한 좋은 조건”이라고 말해 한국에서의 선수생활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1983년 재일동포 선수들에게 문을 열어주며 삼미의 장명부 등 쟁쟁한 1세대 야구스타들을 배출해 낸 프로야구는 최근 들어 해외파 코치진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추세를 이끌고 있는 것은 명가 SK의 수장 야신 김성근 감독이다. 6억이 넘는 몸값으로 국내 프로야구 리그에서 가장 ‘귀하신 몸’임을 증명한 김성근 감독은 재일동포 출신이다.

김성근 감독이 올 시즌 세운 17연승의 대기록은 기존의 삼성 16연승의 기록을 깨고 작성된 것이다. 16연승의 기록을 세운 삼성의 수장 또한 김성근 감독과 선후배 관계로 재일동포 출신인 김영덕 감독이었다.

아마추어 스포츠 영역 역시 국제대회 등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확보하고 있는 재외동포 선수들의 활약이 눈길을 끈다.

현재 일본에서 원정경기를 갖고 있는 아이스하키 선수 알렉스 김이 10일 현재 올 시즌 공격포인트 1위, 득점 1위, 도움 2위 등으로 명실공히 선두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지난해 격투기 선수 추성훈이 한 인기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재외동포 선수들의 국내 입성이 국내 스포츠계의 배타적인 분위기로 인해 좌절될 수 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스포츠계에 불고 있는 재외동포 선수들의 다양한 면면은 한층 달라진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 스포츠계 일각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