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영화, 재외동포에 관심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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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영화, 재외동포에 관심 ‘집중’
  • 이현아 기자
  • 승인 2009.11.23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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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한인 소개한 ‘시간의 춤’ 등 해외거주 한인 다룬 영화 ‘봇물’

내달 3일 공식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시간의 춤’에 출연한 배우들 모습.

재외동포들의 삶을 다룬 영화들이 국내외적으로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다.

11월 17일부터 12월 24일까지 프랑스 루앙에서 열리는 아고라 영화제에서는 ‘꽃섬’ ‘깃’ 등으로 유명한 시네아스트 송일곤 감독 특별전을 마련한다. ‘한국의 땅’이라는 주제로 기획된 이번 특별전에서 특히 관심을 집중시킨 것은 쿠바 ‘꼬레아노’의 삶을 담아낸 ‘시간의 춤’이다.

‘꼬레아노’는 100여년 전 제물포항을 떠난 한인들이 멕시코를 거쳐 바람처럼 흘러가 닿은 쿠바에 정착한 이후 불려졌던 이름이다. 쿠바에 대한 막연한 동경에서부터 출발했다는 이 영화는 100여년 전 시작된 쿠바 한인사회의 시작점부터 파란 눈의 외국인과 생김새마저 흡사할 정도로 동화됐지만 여전히 한인의 정체성을 갈망하는 한인5세의 현재의 모습들까지를 로맨틱하면서도 역동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내달 3일 정식 개봉을 앞두고 있는 ‘시간의 춤’은 송 감독의 첫 다큐멘터리로 더욱 관심을 끌어왔으며 지난 10월 열린 제 14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 상영돼 뜨거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영화를 관람한 이들은 학교를 세워 우리말을 가르치고, 상해 임시정부 김구선생께 독립자금을 보내며, 체 게바라의 혁명에도 동참했던, 그러나 그 누구도 조선으로 돌아오지 못했던 ‘꼬레아노’의 삶에서 재외동포들만이 가질 수 있는 회한과 정서를 공감했다.

이번 영화를 위해 꼬레아노의 삶을 관찰해 온 것으로 알려진 송일곤 감독은 “그들은 조금 먼 곳에서 기적처럼 자신의 시간을 살고 있었다”며 “현재 700여 명으로 추산되는 쿠바-한인들은 젊은 5,6세대들조차 스스로 한인의 후손이라는 점에 자부심이 대단하다”고 현지의 상황을 전했다.

그런가 하면 재일동포3세인 주인공의 눈을 통해 한국과 일본의 역사가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환상적인 공간을 만들어낸 옴니버스 영화 ‘어떤 방문’도 12일 정식 개봉을 맞이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의 홍상수 감독 등이 참여해 화제가 되기도 한 ‘어떤 방문’은 한국과 일본의 정서적인 접근을 재외동포 3세를 통해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국내에서 제작되거나 개봉되는 주류영화들이 이처럼 해외 거주 한인들에 주목하고 있는 데에는 최근 국내에서 정치적·사회적인 변화에 따라 해외동포 문제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송환(2004)’ 등 대표작으로 국제무대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다큐멘터리 감독 김동원 역시 지난 해 발표한 ‘끝나지 않은 전쟁’을 지난 13일 부산에서 열린 2009 재외동포영화제에서 재상영해 화제를 모았다.

위안부 문제를 다루고 있는 이 영화는 특히 국내뿐 아니라 세계 곳곳의 위안부들을 포착해 호평을 받았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영화를 제작하면서 미국에서 별 소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열정적으로 나서고 있는 재미동포 NGO활동가들에게 놀랐다”며 “이 같은 부분에 더욱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