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동포들 “우리도 소주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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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동포들 “우리도 소주 좋아해요”
  • 오재범 기자
  • 승인 2009.11.23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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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범 기자의 설문풀이 시리즈 (3) - 주류 선호도


△막걸리 열풍이 대한민국을 휩쓸고 있다

지난해 편의점 주류 판매액 순위 6위였던 막걸리가 9개월 만에 맥주와 소주에 이어 3위에 등극했다. 막걸리는 누룩과 물을 넣어 발효시킨 서민의 술이다.

게다가 전통을 잇는 독특한 맛, 낮은 도수, 항암효과 등이 대중매체를 통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막걸리는 골프장 클럽하우스에서도 볼 수 있을 정도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또 주말 등산에 나선 시민들이 ‘얼린막걸리’를 가방에 넣어와 정상에서 마시는 것이 흔한 모습이 됐다. 최근에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막걸리 전문주점이 점차 늘고 있다.

또 막걸리 열풍의 진원지인 일본에서는 국산 막걸리를 수입하는 동포들이 늘면서 덤핑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한다.

맥주의 진화는 지금도 진행중이다. ‘하이트’로 촉발된 국산맥주의 진화는 이제 카스, 맥스 등을 거치면서 다방면으로 발전했다.

게다가 지금까지 남성들이 주로 소비를 이끌었던 맥주시장에 여성고객들을 위한 제품들이 진입했다. 가격도 일반맥주의 2~4배가량 비싼 프리미엄 급 수입맥주인 호가든, 버드와이저, 벡스 등의 브랜드 맥주를 찾는 사람이 상당수 있다고.

반면 소주는 부드러워졌다. 서민들의 술로 자리잡은 소주가 지금은 젊은이와 여성고객을 타겟으로 도수를 낮추더니, 최근 시장에는 20도 이하의 소주가 대세로 자리잡았다. 또 하지원, 이효리 등 인기여자 연예인을 모델로 내세워 치열하게 시장다툼 중이다.

KBS 연예 버라이어티쇼 ‘골드미스가 간다’에 출연중인 현영씨가 지난 7일 방송에서 맞선남으로 나온 농구스타 양희승씨로부터 “소주, 맥주를 드시는 것보다 소주+맥주로 폭탄주를 즐기시죠?”라는 질문을 받고, “그렇다”고 대답해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맥주, 소주, 와인에 인기집중…막걸리는 아직 보급 미약해

많은 동포사회도 두주불사(斗酒不辭)에 속한다. 못 마시면 사회생활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통설이지만, 최근에는 여러 변화가 나타나기도.

세계각국에서 활동하는 1.5세~2세 차세대 한인동포들은 지역적, 문화적 차이에 따라 술문화에 큰 차이를 보인다. 본지는 월드옥타의 도움을 받아 ‘차세대무역스쿨’ 졸업생을 대상으로 선호하는 술과 마시는 횟수를 얼마전 조사했다.

이들의 술자리 횟수는 주 1~2회가 50명(46%)으로 가장 많았다. 주 1회 이하로 술을 마시는 사람이 24명(22%)이다. 하지만 주 3회 이상 마신다는 차세대도 17명(15%)에 달했으며, 매일 마신다는 사람도 3명이나 나왔다. 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술은 맥주였다.

어느 지역에서나 만날 수 있는 대중성과 낮은 도수로 쉽게 접할 수 있다. 미국, 일본, 중국에서 설문에 답한 108명 중 37명(34%)이 ‘가장 선호한다’고 답했다.

그렇지만 2위는 뜻밖에 ‘소주’였다. 대부분의 동포사회에 ‘소주’는 양주로 취급돼 가격도 비싸고, 한국식당에 가서야 맛볼 수 있는 귀한 술. 하지만 무려 22명(20%)이 ‘가장 좋아한다’고 답해 차세대도 소주를 애용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3위는 ‘와인’이었다. 응답자 중 17명(15%)이 선택했으며, 이중 10명(60%)이 여성이었다.

위스키와 막걸리는 각각 8명, 6명으로 비슷한 숫자를 나왔다. 이중 막걸리를 선택한 이들은 대부분 동포들이 많이 거주하는 도시인 LA, 중국 이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카고 등에 거주하는 차세대들이었다.

한편, 현지에서 자기사업을 하는 젊은 세대지만 술을 마시지 않는 경우도 12명(11%)에 달했다. 답변자 대부분이 시카고 지역의 차세대들로 이들은 술이 없어도 사업을 하는데 큰 지장이 없다는 답이 많이 나왔다. 또 술문화가 금지된 중동 등 이슬람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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