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 문화·교육 관계자 부산에 ‘다 모였다’
상태바
동포 문화·교육 관계자 부산에 ‘다 모였다’
  • 이현아 기자
  • 승인 2009.11.23 12: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3~14일 부산 국제심포지움 열려... 입양, 강제징용 등 다양한 동포문제 화두

비가 오는 지난 13일 부산지역에는 세계 각지의 재외동포들은 물론 재외동포 관련 NGO단체 활동가들과 관련학자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부산국제심포지움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1년에 한 차례씩 열리는 부산국제심포지움은 해외동포 문화의 보존과 교육 발전을 위한 갖가지 화두를 심도 깊게 논의하는 장으로서 자리매김 하고 있다.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와 2009 부산국제심포지움을 주관한 해외동포 민족문화·교육네트워크의 정승천 대표는 “태평양으로 나아가는 파도가 넘실대는, 대륙 철도의 시발점이 되는 항도 부산에서 펼치는 부산국제심포지움이 평화의 뱃길이 되고, 평화의 철길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기대했다.

이번 심포지움의 포문을 연 것은 지난해 열광적인 반응에 힘입어 올해도 정식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해외동포 영화의 밤’. 올해는 ‘입양’ 문제를 실제 입양아 출신 아티스트의 시각으로 조명한 재미여류감독 마야 와이머의 ‘무제(Untitled)’를 비롯해 ‘송환’의 김동원 감독이 2007년 봄부터 기획해 화제를 모은 ‘다섯(Five)’ 등이 상영돼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김 감독은 “영화를 제작하는 동안 미국이나 호주 등에서 별 소득이 없는 일인데도 불구하고 위안부 문제에 팔을 걷어부치고 나선 동포 NGO활동가들을 여럿 만나볼 수 있었다”며 “그들의 노력과 열정에 놀랐고, 여전히 위안부 할머니들이 사실은 고급 작부보다 더 큰 돈을 벌었다는 일부 일본인들의 주장에 분개해 결국 이 영화를 제작하게 됐다”고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열띤 분위기로 진행됐던 ‘해외동포 영화의 밤’에 이어 다음 날 민주공원에서 이어진 학술심포지움 역시 재외동포 문화와 교육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진행됐다. 특히 이번 학술대회는 ‘재외동포 사회의 민족정체성과 문학’이라는 주제로 재일동포, 재중동포, 고려인의 동포문학을 통해 재외동포들의 삶과 정체성을 조명했다.

‘재일동포’ 세션에는 리츠메이칸대 문경수 교수와 함께 현직 재일동포 작가 김마수미씨가 발표자로 참여해 동포문학인으로서의 현실인식과 재외동포 작가의 정체성에 대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말을 유창하게 사용하는 문 교수와 달리 “민족교육을 받고 자라지 않았다”고 소개받은 김마수미씨는 비록 서툴게나마 자신의 삶과 작품세계를 진솔하게 표현한 발표문을 한국어로 읽어 내려가 객석의 열광적인 박수를 받기도 했다.

한편, 동포문화와 민족교육에 관한 자리인 만큼 정책당국에 대한 성토도 있었다.

올 심포지움의 조력자를 자임하며 축사에 나서기도 했던 이구홍 전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은 “조총련 붕괴와 더불어 재일동포 사회의 우리 민족교육이 붕괴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해봐야 한다”며 “현 정부의 시민단체 지원이 많이 줄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동포문제 전문가의 입장에서 이런 것들은 개탄할만한 사실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현 정부의 동포문제 인식에 대해 쓴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