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재단 추진 '사이버 한상네트워크'사업 중복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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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재단 추진 '사이버 한상네트워크'사업 중복 논란
  • 오재범 기자
  • 승인 2009.11.23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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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한상 Biz네트워크'와 유사... 갈등 수면위로

재외동포재단이 운영하는 코리안넷 메인화면. 이 사이트는 지난 10월 국감 당시 하루평균 방문객이 2천명 안팎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재외동포재단이 내년부터 본격 추진하는 ‘재외동포 통합 네트워크(글로벌 코리안 네트워크)’ 사업 중 일부가 한국무역협회가 하는 ‘한상Biz네트워크’ 사업과 중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이왕규 한국무역협회 e-Biz본부장은 “현재 협회에서 운영하는 ‘한상Biz네트워크’는 이미 활성화 된 사업”이라며 “재외동포재단에서 다시 유사한 웹사이트를 만들면 개발비, 자료수집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 그 자체가 국가적 낭비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난 17일 말했다.

정부가 현재 재외동포재단을 통해 추진하고 있는 재외동포 통합 네트워크 사업은 ①코리안넷 사이트를 개편하고 한인회 등 각종 단체를 모으는 온라인 통합 네트워크 ②현행 오프라인 한상 네트워크를 온라인으로 운영하는 사이버 한상네트워크 ③재외동포 통합인물 DB구축 등 크게 세분야다.

재단은 이중 중복문제가 되는 ‘사이버 한상네트워크’의 경우 현재 한상대회를 통해 구축된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온라인으로 연결시킨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한상경제정보센터’를 만들 방침이다.

이에 대해 한 동포IT전문가는 “재단의 기본사업안을 볼 때, 사이버 한상네트워크의 세부내용이 무협의 한상Biz네트워크와 차별화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그렇지 않다면, 만든다 해도 내용이 충실치 못해 사용자들에게 외면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유로 그는 “무협의 경우 경제 5단체 중 하나로 국내 무역업체와 해외 바이어 연결과 관련 사업을 오랫동안 해 자료가 충실하고 사업진행 노하우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재단측은 기본 사업계획은 수립됐지만 내부 협의 중에 있어 “세부내용과 자세한 일정을 밝힐 수 없다”며 답변을 회피한 상태다.

하지만, 먼저 이의를 제기한 측은 재외동포재단이다. 지난 8월 20일 무협 주최로 열렸던 ‘한상Biz네트워크 간담회’에 참석한 한 재단 직원이 “이러한 컨셉의 재외동포 사업을 재단에서 준비하고 있다”며 협회사업에 제동을 걸었던 것.

이에 대해 무역협회측은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이 본부장은 “협회의 한민족 Biz네트워크는 이미 3년 전에 시작된 사업”이라며 “전신인 ‘한민족거래망’이 2006년 만들어졌고 협회의 특성을 살려 국내기업인의 네트워크 확대와 해외에 있는 동포기업인들의 네트워크 활성화를 도왔다”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협회는 지난 8월 tradeKorea.com으로 확대통합하고, 동포기업인들 사이에 실제 무역이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 본부장은 “협회는 그동안 1만 8천여개의 동포기업 DB를 구축함과 동시에 한상, 한인단체 등 1천 137개에 달하는 홈페이지를 무료로 제작했다”며 “이곳은 그동안 동포기업정보를 공유하는 일종의 온라인 ‘사랑방’ 역할을 해왔다”고 말했다.

재단은 지난 8차 세계한상대회를 앞두고 대회 때 진행되는 비즈니스 미팅 업무 협조를 위해 무협을 방문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몇몇 재단직원들이 무협에서 사용하는 ‘한상Biz네트워크’라는 이름에 ‘한상’이 들어갔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재단측은 ‘한상’이라는 용어가 특허청에 등록된 고유명칭이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사용하는 것이 안 된다는 논리를 펴 협회측을 당황하게 만들었다는 것.

두 기관의 불협화음은 최근 끝난 세계한상대회 때 동포사회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일부 동포경제인들에 따르면 “무역협회가 한상대회에서 크게 성과를 보인 1대1 비즈니스 미팅을 올해까지만 진행하고 내년부터는 손을 뗄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이에 이 본부장은 “세계 각국의 동포를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사업은 수요자가 같은 동포”라며 “이를 추진하는 기관에서 ‘도와달라’는 말과 사업 명칭까지 ‘바꾸라’는 말을 동시에 하면 좋아할 곳이 어디있겠냐”고 말해 진한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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