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볼란티어' 쌍파울로 국제영화제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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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볼란티어' 쌍파울로 국제영화제 대상
  • 유용일 재외기자
  • 승인 2009.11.10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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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성(性)과 인권 다룬 조경덕 감독작… 개막전부터 현지언론 주목

브라질에서 열린 제33회 쌍파울로 국제영화제에서 조경덕 감독의 영화 ‘섹스 볼란티어(SEX VOLUNTEER)’가 현지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관심과 호응을 얻으며 지난 5일 최우수 작품상을 받아 한국 영화로는 남미지역의 영화제에서 첫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지난 달 23일부터 이달 5일까지 열린 이 영화제에서 400여편의 세계 각국 영화가 선보인 가운데 ‘섹스 볼란티어’는 12개의 최종 경쟁 부문에 오른 작품 가운데 대상에 해당하는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다.

쌍파울로 국제영화제는 최우수 작품상과 최우수 감독상, 최우수 배우상 등 3개 부문에 대해서만 상을 수여하는데, 남미 지역에서는 브라질의 쌍파울로와 리오 데 자네이로,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해마다 국제영화제가 열리며 이 중 쌍파울로 국제영화제의 규모가 가장 크고 유일하게 경쟁 부문이 있다.

조경덕 감독은 “장애인의 성(性)과 인권이라는 흔치않은 화두를 직설적으로 다루면서도 영상미를 가미한 점이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면서 “우리에게 아직 낯선 남미 지역 영화제에서 이런 좋은 상을 받았다는 사실이 특히 기쁘다”고 말했다.

‘섹스 볼란티어’는 장애인을 위한  ‘성 도우미’가 존재한다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사실적인 이야기를 다큐멘터리적인 화법을 통해 감성과 이성의 균형 잡힌 접근으로 올해 4월 ‘제10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도 그 독창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또 실제 중증장애인 배우들의 삶이 그대로 묻어나는 사실적인 연기와 영화의 제작 취지에 동참하는 법조계, 종교계, 학계 인사들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다.

영화제 기간 동안 총 5회에 걸쳐 상영된 ‘섹스 볼란티어’는 마지막 상영일인 27일에는 좌석매진으로 인해 수많은 관객들이 발길을 돌려야 했을 정도로 회를 거듭할수록 사회적인 이슈를 불러 모았다.

이날 시상식이 끝난 뒤 브라질 영화배급사들이 상영 요청을 하는 등 ‘섹스 볼란티어’의 대상 수상으로 한국영화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영화제에는 ‘박쥐’(박찬욱), ‘마더’(봉준호) 등 한국을 대표하는 거장 감독들의 작품들과 나란히 이번 영화제에 초청된 <섹스볼란티어>는 유일하게 공식 경쟁부분에 진출해 개막전부터 현지 언론들의 관심을 받아왔던 작품이다.

조 감독은 “이번 영화제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다”며 “가능하다면 브라질 동포들을 위해 상영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다”고 의사를 밝혔고, 브라질 한인회(회장 박동수)의 적극적인 요청으로 지난 11일 쌍파울로 천주교회 강당에서 영화를 상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