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종용 지음, 북코리아 펴냄
경성고등학교(현 서울대 경제학부)에 재학중이던 1944년 학병(學兵)으로 일본군에 강제 징집됐던 손종영(85)씨가 자신의 체험을 엮은 수기 ‘학병’을 출간했다. 이 책 ‘학병’은 손씨가 강제징병 당한 시점부터 해방과 제대, 귀국 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날 때까지의 경험을 사실적으로 써내려간 책이다.
그는 이 이야기가 결코 소설이 아닌 수기임을 강조한다. “소설이 아닌 수기로 기록하는 것은 죽기전에 나의 기이한 경험을 남겨 고국의 여러분에게 일본제국주의자들이 우리를 식민지화했을 때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이 책이 조금이라도 역사적 가치가 있으면 다행이다”라고 그는 말한다.
이 책은 99가지 에피소드로 구성돼 있으며 각각의 에피소드에는 나라를 잃은 사람이 겪어야 했던 고통이 곳곳에 배어 있다. 세월이 지나도 잊어버릴 수 없었던 사건이나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글을 써 극적인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지은이는 “결코 과장이나 허구는 없다”고 말한다. “다만 인명, 지명, 부대명은 잊은 것도 있고, 또 여러 가지 이유로 가명을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한 것도 있다”고 밝히고 있다.
손씨는 1944년 1월부터 1945년 9월까지 학병 생활을 했으며, 미국 유학 후 미 국방외국어대학에서 45년간 근무했다. ‘학병’은 올해 초 미국에서 ‘Korean GaKuhei'라는 제목으로 영문판이 먼저 출간됐으며 이번 한국어 판에 이어 일본어판도 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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