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리 정부와 '사랑의 친구들' 바자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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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우리 정부와 '사랑의 친구들' 바자회 이야기
  • 오은영
  • 승인 2009.10.24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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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 고문
9월 하순 유관순 기념관에서 이틀간 제 12회 ‘사랑의 친구들(Global Children's Foundation)’ 바자회가 열렸다.

참석자들은 우리 ‘사랑의 친구들’의 멤버들이다. 미국 각지와 일본, 홍콩 등지에서 온 75명의 해외 대표들과 국내 사랑의 친구들이 함께 장터를 만들었다.

‘사랑의 친구들’은 한국에 있는 저소득층이나 결핍가정의 아동을 돕기 위해 방숙자 전 나라사랑어머니회 이사장과 유분자 부이사장이 시작한 모임이다.

GCF는 해마다 모국의 어린이들을 위하여 자비를 들여 물건을 준비하고, 판매한 전액을 사랑의 친구들에게 기증한다. 그리고 참석자들이 아이들의 공부방을 찾아 아이들과 놀아 주고 저녁도 같이 마련해서 먹는다. 전에는 북한 어린이도 돕고 아프카니스탄 어린이를 돕는 등 세계의 다른 지역에도 따뜻한 손길을 펴왔다.

행사 참가자들은 일체 경비를 자비로 부담한다. 호텔비와 항공료를 우리 스스로가 냈다. 단 한국내 버스 이동비용만은 최근 들어 협회측에서 부담하고 있다. 전에는 해마다 바자회를 마치면 청와대 영부인이 우리를 위해 연회를 열어 수고했다고 격려해주었다. 이희호 여사도 우리를 격려하는 만찬을 마련했다.

하지만 올해는 영부인이 해외로 나가는 바람에 바자회 참가자들이 청와대로 초청받아 들어가는 일은 무산됐다. 그러나 이희호 여사는 상중인데도 우리를 김대중 도서관과 박물관, 그리고 집 전체를 관람시켜 주었다. 바자회를 여는 우리를 격려하고 또 반가운 얼굴을 1년에 한번이라도 만나자고 찾아와 매상(?)도 올려주는 지인과 친구들의 마음이 고마울 따름이다.

이들이 바자회에서 기꺼이 지갑을 열 때면, 우리는 아이들에게 조그만 보탬이 될 것임을 상상하면서 함께 기쁨을 즐긴다.

워싱턴 DC에서 온 손목자 회장과 친구분들은 맛나는 점심을 손수 마련해와서 우리들한테 맛갈진 고향의 맛을 선사했다. 그 마음과 정성이 반갑고 고마워서인지 꿀맛이다.

하지만 이번에 놀란 일이 있다. 우리 행사에 한나라당과 현 정부 인사들이 안 보인다는 지적을 여러 차례 받은 것이다. 한나라당 인사로 이연숙 전 장관만 왔다고 하자 모두들 섭섭하게 생각했다.

나중에 들어보니 ‘사랑의 친구들’은 이희호 여사가 박영숙씨를 대표로 해서 만든 기구여서 이번 정부가 반기지 않는다는 얘기였다.

우리는 해외에서 모국의 아이들을 돕기 위해 스스로 항공료를 마련하고, 물건도 우리 돈으로 사서 한국에서 바자회를 연다. 그리고 전 금액을 모국의 어린이들을 위해 기부한다. 그런데 왜 우리 정부는 이를 반기지 않는 걸까? 정부가 바뀌었다고 아이들까지 바뀐 것은 아니지 않는가.

우리는 올해도 이틀간 내내 서서 목청 높혀 팔아 모은 돈 8천7백만원을 사랑의 친구들에게 기증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이기 때문에 바자회 결과를 걱정했는데 다른 해보다 실적을 더 올렸다. 한푼이라도 보태려고 호텔에 머물지 않고 여전도회관, 기독교 회관등에서 여럿이 한방에 지내며 비용을 아낀 결과이기도 했다.

외국에 살면 모국을 그리워 하며 애국자가 된다고 한다.

한국은 남북을 다 합해도 내가 살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하나보다 작은 땅이다. 한국은 사람이 가장 큰 자원인 나라다. 특히 여성 자원은 우리 경제를 살리는 원동력이다. 모두 서로 아끼고 격려하는 나라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현 정부도 해외에 있는 이들의 모국을 사랑하는 마음을 헤아려줬으면 하는 심정이 간절하다. 모국의 아이들을 돕는 마음을 포함해서 말이다.

오은영 (전 재외동포재단 전문위원 / Kowin LA 고문 / Golabal Childern's Foundation 평생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