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그림 하나 붙일곳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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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그림 하나 붙일곳 없어요"
  • 최선미 기자
  • 승인 2009.08.10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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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나이로비한글학교 김추화 교장
“토요 한글학교에 왜 건물이 필요하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어요.”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서 온 김추화 교장은 한글학교 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나이로비에 한글학교가 문을 연 것은 지난 1981년 3월.

“당시 강석재 케냐 대사가 적극적으로 추진해서 개교하기에 이르렀죠. 그런데 나이로비의 땅 값이 비싸서 최근에는 수업시간에만 선교센터 공간을 빌려서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김 교장은 상주공간이 없어서 교육에 제약 사항이 많다고 말한다.

“벽에 아이들 그림 하나 붙이기가 어려워요. 놀이기구도 없고 선생들의 짐도 매주 한보따리예요.”

이렇게 말하면서 김 교장은 약 50명에 이르는 한글학교 학생과 선생님 10명이 열악한 상황에서 한국어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8개의 반으로 나눠서 수업을 진행해요. 예를들어 유아반에서는 놀이와 동요를 중심으로 가르치죠.”
김 교장에 따르면 같은 나이라도 학습 수준과 진도의 차이를 고려해야하기 때문에 여러 개의 공간이 필요하는 것.

“요즘 한인회 분들과 땅을 장기 임대하는 방법을 차선책으로 논의 중이예요. 그 비용을 언제 다 마련할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선생들도 소정의 봉사료를 쪼개서 보태고 있지요.”

김 교장은 부지를 사는 것은 어려워도 향후 30년 정도 빌리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단 계약 기간이 끝나면 부지 내 건물을 기증하는 조건이다.

“케냐의 교민수는 500여명으로 많지 않지만 이곳에서도 한국어를 배우고 가르치는데 많이 힘쓰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