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학교는 한국 커뮤니티의 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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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학교는 한국 커뮤니티의 출발점...”
  • 강성봉 기자
  • 승인 2009.08.10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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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심천한국주말학교 강희방 교장

“심천은 중국에서 개혁개방이 가장 먼저 된 곳이라 주변에 조선족 동포들이 많이 살고 있어요. 처음에는 조선족 동포 자녀들을 위해 기초반을 개설해 2년 동안 운영했지요. 그런데 학생이 3명밖에 남지 않는 바람에 기초반을 없앨 수밖에 없었어요.”

심천한국주말학교 교장을 맡고 있는 강희방 선생은 심천의 지역적 특색부터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조선족 아이들이 우리말을 잘 못하는 게 가장 큰 이유였지요. 아이들 부모 중 한명이 우리말을 모르는 경우가 많아 가정에서 중국어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이지요.”

중국말이 되는 선생만 배치를 했는데도 어쩔 수 없었다고 한다. 조선족 동포들의 거주지역이 넓은 것도 하나의 이유였다.

중국의 재외동포교육은 현재 크게 이원화되어 있다. 하나는 중국조선족동포들의 자녀를 대상으로 하는 동북3성의 정규학교 교육이고, 다른 하나는 한중수교 이후 한국에서 건너간 재중한인 자녀들을 대상으로 한 비정규 주말학교인 한글학교 교육이다. 동북3성을 떠나 연해지역에 거주하는 조선족동포 자녀를 위한 교육은 거의 없는 셈. 심천주말한글학교의 시도가 의미 있는 까닭이다.

실패로 끝났지만 조선족 동포 자녀들을 위한 기초반의 성과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기초반 출신 조선족 학생이 아직도 20여명 학교에 계속 나오고 있어요. 처음에는 오기 싫어하던 아이들이 지금은 중국학교 가는 것보다 한글학교 오는 걸 더 좋아합니다.”

심천주말한글학교의 학생수는 500여명. 심천의 동포수가 2만5천여 명밖에 안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대단히 큰 수치다.

강 교장은 “한인 자녀의 50% 가량이 한글학교에 다니고 있다”고 자랑스레 말한다.

교사는 25명, 이중 8명이 현직 교사 출신이다.

“한글학교가 보통 토요일 오전 3시간, 많아야 4시간 수업을 합니다만 우리 학교는 토요일 오전 오후 6시간 수업을 합니다. 오전에는 우리말과 역사를 가르치고 오후에는 논술, 영어, 수학을 가르칩니다.”

중국에 거주하는 한인 수가 늘면서 지금 중국은 다양한 형태의 동포교육을 필요로 하고 있다. 한인거주지역이 늘어나면서 지역별로 한글학교 수도 늘어났다. 지난해 2월에는 중국에 있는 한글학교들이 모여 재중한글학교협의회를 창립했다. 협의회에서 강희방 교장은 화남분회장 겸 부회장을 맡고 있다. 11일부터 1박2일로 재중한글학교협의회 교사연수를 심천에서 개최하기 때문에 학술대회가 끝나자마자 서둘러 중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한글학교는 한국어를 가르치는 단순한 기능을 넘어서 한국의 선생들과 한국의 학생들을 만나는 한국 커뮤니티의 출발점입니다. 아이들이 한국 친구들을 사귀고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면서 5일간 중국학교에서 잃어버렸던 한국인의 정체성을 다시 회복하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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