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음식 화끈(extreme)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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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음식 화끈(extreme)해요”
  • 이종환 기자
  • 승인 2009.08.10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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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해외입양인연대 모임에서 ‘한국맛’ 강연한 대니얼 리 그레이

▲ 대니얼 리 그레이.
“한국음식의 특성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화끈하다’(extreme)는 단어가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마녀의 가마솥 같이 부글부글 끓는 전골그릇, 땅속에다 묻어서 몇 달을 발효시킨 김치, 숯불에 바로 굽는 바비큐, 씹을 때 입술과 혀에 쩍쩍 달라붙는 산낙지회 같은 음식들이 그런 느낌을 주지요”

지난 1일 서강대 다산관에서 열린 해외입양인연대컨퍼런스에 연사로 나온 대니얼 리 그레이씨의 말이다.

그는 가령 땅콩버터에 젤리를 바른 샌드위치나 케첩을 덧씌운 미트로프(다진고기와 야채를 섞어 오븐에서 구운 것), 잘 으깬 감자와 삶은 콩, 토마토소스를 씌운 스파게티와 같은 음식과 비교하면 특히 그렇다고 설명한다.

참석자들은 ‘뿌리찾기 모국방문여행’에 참가한 40명의 해외입양인들.

생부모를 찾기 위해 한국을 찾은 해외입양인들을 상대로 ‘한국입맛’을 소개하는 강연이었다. 연사인 리씨는 5살 때 미국으로 입양을 떠났다. 그는 입양가기 전에 한국의 어머니가 곧잘 만들어주던 오이냉국을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다.

“젓가락을 빠져나가는 미끈한 미역에 오이냉채가 든 냉국이었지요”

생생히 살아있는 푸른 색깔, 콕 찌르면서도 시큼달콤한 그 맛을 생각하면 그는 늘 어머니를 떠올린다는 것이다.

“미국으로 입양된 것은 다섯살때였어요. 김치와 오이냉국은 못먹었지요. 대신 카탈리나식 드레싱을 한 샐러드를 즐겼습니다. 오이냉국맛을 닮았기 때문일지 몰라요. 달걀과 베이컨은 먹었지만 우유는 질색이었지요”
이렇게 소개하는 그는 “하지만 미국의 어머니가 좋아하는 대로 하루에 우유 세컵씩을 마시면서 자랐다. 착한 어린이가 되기 위해서였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그는 13살이 넘으면서 ‘착한 어린이가 되는 음식’에서 독립해 스파이시(spicy)한 음식을 찾았고, 지금은 음식에 관한 전문 기고가로 활동하고 있다.

2년전인 2007년 그는 한국에서 그를 낳아준 어머니를 만나는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