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노 아이들의 희망이 돼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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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피노 아이들의 희망이 돼 주세요”
  • 오재범 기자
  • 승인 2009.08.10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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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재난구호회, 장학금 마련 첫번째 공연준비 중


코피노 레니(가명, 8)는 오늘도 이른 아침부터 마닐라 한복판에서 신호에 걸린 자동차 앞유리창을 닦아주고 있다. 이중 몇몇이 그를 가엾게 여겨 잔돈을 준다. 많아도 5페소(한국돈 100원 내외)다.

또래 친구들은 학교에 가지만 그는 엄두도 못내고 있다.

레니의 어머니는 가정부 일을 하지만 한달 월급은 불과 3천페소(한국돈 6만원 가량). 먹고살기에도 빠듯한 돈이다. 무엇보다 레니는 아버지가 한국인이지만 본적이 한번도 없다. 당시 유흥주점에서 일하던 어머니가 그를 임신하자 한국으로 가버린 것이다. 그가 아는 것이라곤 이씨(Mr. Lee)라는 성뿐이다.

코피노는 코리안(Korean)과 필리피노(Filipino)의 합성어로 한국남자와 필리핀 여성사이에서 태어난 아이 중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이들을 칭한다.

공식통계는 없지만 마닐라, 앙헬레스, 세부 등 한국사람이 많이 찾는 지역에 적어도 1만명 정도는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필리핀인 어머니들은 유흥업소 종사자가 많고 경제적으로 어려워 코피노들이 현지사회에서 교육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이를 안타까워한 필리핀한인회총연합회(회장 박일경)는 지난달 현지를 방문한 세계재난구호회와 함께 코피노 학생들을 선발해 장학금을 주기로 결정했다. 이번달 에 우선 20여명을 선정할 계획이다. 한국의 세계재난구호회 역시 장학금마련을 위해 뜻을 같이한 사회문화나눔협회와 함께 “코피노 돕기 폭스캄마앙상블 창단공연”을 첫 번째로 준비했다.

이번 공연은 다음달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서울 영등포아트홀에서 열린다. 공연에서 발생한 수익금 전액은 코피노장학금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김영후 세계재난구호회 사무총장은 “코피노는 우리 모두의 책임으로 이들을 돕는 일은 일회성이 아닌 연속성을 가지고 꾸준히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