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학생들 종교에 지나치게 몰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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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학생들 종교에 지나치게 몰입한다”
  • 최선미 기자
  • 승인 2009.07.27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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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에이블만 교수, 13일 재외한인학회 강연서 밝혀

“미국 대학에 다니는 한인 학생들이 너무 종교에 빠지면서 주류 사회와 격리되고 있어요.”

낸시 에이블만(Nancy Abelmann) 일리노이주립대학 인류학과 교수의 지적이다. 그는 지난 13일 재외한인학회(회장 윤인진) 초청으로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에서 열린 강연에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에이블만 교수는 한국계 미국인과 한국사회에 관한 여러 권의 책을 출판한 한국학자. 이날 ‘친밀한 대학- 재미 한국계 학생과 인종 차별의 문제’에 대해 강연했다.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에이블만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명문대 진학에 대한 중압감이 큰 한인 학생들의 경우 좋은 대학에 가야하는 이유를 부모의 희생과 헌신에 대한 보답이라는 측면에서 찾기도 한다”며 “이로 인해 대학에 들어오면 해방감을 느끼고 학업에 전념하지 않거나 졸업하지 못하는 비율이 타민족에 비해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또한 윤 교수는 “미국 대학은 가장 자유로운 환경이지만 어떻게 보면 굉장히 인종 차별적인 환경”이라면서 “한인 학생들은 대학에서 인종을 넘어 교류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과 다른 한인학생들과 어울리는 것이 더 편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로 인해 “한인 학생들이 대학에 입학 후 정체성이나 존재 이유를 크게 고민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복음주의적 종교가 빈 구멍을 채워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 윤 교수의 지적이다. 결과적으로 한인 차세대들이 한인 대학생으로 이뤄진 종교 모임에 크게 몰입하고 있다는 것.

윤 교수는 “종교적으로 몰입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그 한계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종교적 심취가 좌절감과 소외감을 줄여주는 긍정적 효과도 있겠지만 귀중한 대학시절에서 폭 넓은 교류를 제한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