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서 3시간 배타고 가니 ‘홀로섬’이 눈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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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서 3시간 배타고 가니 ‘홀로섬’이 눈앞에”
  • 오재범 기자
  • 승인 2009.07.27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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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독도사랑총연합회, 동포학생들과 독도 방문

독도는 대한민국 최동단에 있는 섬으로 동도와 서도를 포함해 총 91개의 크고 작은 섬들로 이루어져 있는 대한민국 국유지다. 총 면적은 18만 7천554m2에 달하며 동도는 7만 3천297m2, 서도는 8만 8천740m2, 부속도는 2만 5천517m2이다.행정구역상으로는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1~96번지에 걸쳐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옛날부터 삼봉도(三峰島),우산도(于山島), 가지도(可支島), 요도(蓼島) 등으로 불려 왔으며, 1881년(고종 18)부터는 독도라는 명칭으로 부르고 있다.

육사생도와 독도 체험... 우리땅의 소중함 깨우쳐

지난 3일 새벽 인천공항에는 미국 LA에서 온 8명의 사람이 모였다. 미주 독도사랑총연합회 주정수 회장, 윤난향 이사장, 강현경 사무총장 등 소속 임원들과 3명의 학생들이 독도를 방문하고자 귀국한 것이다.

이들은 시차에 적응할 틈도 없이 오랜 비행에 지친 몸을 이끌고 강원도로 향했다. 일행은 바로 강릉으로 이동해 오죽헌과 99칸 한옥이 보존된 선교장까지 둘러보고 나서야, 독도를 가기 위한 길목인 동해시로 건너가 여장을 풀었다.

동해시에는 울릉도로 가는 여객선이 있는 ‘묵호항’이 있다. 현재 독도는 울릉도를 통해서만 갈 수 있다.

독도방문단을 맞이한 지형덕 열린샘실학교 대표는 “동해시는 시멘트, 석탄 산업이 발달한 지역이지만, 다양한 관광자원이 있는 항구도시”라며 “최근 관련산업이 사양화 돼 새로운 지역경제 활력소가 필요해 얼마전 시가 한-러-일을 연결하는 크루즈급 페리호를 유치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일행은 다음날 동해시에 정박중이던 해양경찰청 소속의 ‘태평양 7호’를 견학했다. 태평양 7호는 4천톤급 함정으로 주요 임무는 독도인근 해역 관할이라고 한다. 한번 출항에 약 2주 동안 항해가 가능한 구축함급 함정으로, 독도인근 해역에는 일본 경찰 순시함이 2~3일에 한 차례씩 고정적으로 출현하고 있어 대응책으로 우리 해경선이 방어순시를 한다고 한다.

울릉도의 날씨는 예측불허

약간 흐린 날씨였지만, 파도가 잔잔한 6일 아침 일행은 동해시에서 합류한 학생 10명 등 모두 20여명이 묵호항에서 울릉도로 가는 여객선 ‘한겨레’호에 승선했고 이곳에서 육사생도 200명과 만났다.

출항 2시간 만에 울릉도의 중심지 도동항에 도착했다. 일행은 생도들과 함께 인근에 자리잡은 ‘독도기념관’을 걸어서 방문했다.

어머니를 따라온 동포 2세인 그레이스 강(강지현, 20) 양은 이때까지만 해도 ‘독도’를 왜 가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다만 어머니의 부탁을 받고 따라나선 것이다. “저는 홍대에서 놀고 싶어요. 왜 이렇게 힘들게 이곳에 왔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라고 그는 말했다.

하지만 독도박물관을 또래 학생들과 함께 견학하고서야 그는 일본과 우리나라가 독도를 놓고 분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깨닫기 시작했다.

다음날인 7일 아침 비가 조금씩 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파도는 높지 않았고, 독도로 가는 배도 오후 2시에 예정대로 떠난다고 했다. 오전에 일행은 울릉군을 방문 후 도동항으로 미리 이동해 그곳에서 이른 점심을 먹었다. 멀미에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오후 1시가 넘어서자 “독도 가는 배가 취소됐다”는 방송이 나왔다. 울릉도에서 약 90km 떨어진 독도의 기상상태가 나빠졌기 때문이다.

그날 저녁 육사관계자와 독도사랑연합회 관계자가 모여 회의를 했다. 다음날 독도로 가는 배편 예약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방학을 맞아 울릉도를 찾은 국내 모 단체회원들이 독도로 가는 배편을 모조리 예약했기 때문이다. 관계자들은 당황했다. 울릉도까지 와서 독도근처도 못갈 상황이 된 것이다. 대안을 찾기 위해 회의는 밤늦게까지 지속됐다. 일행은 내일을 기약하고 우선 잠자리에 들었다.

육사생도와 함께 독도를 만나다

8일, 울릉도 방문 3일째. 아침을 서둘러 먹었다. 독도방문을 포기할 수 없었기에 무조건 도동항으로 나가 가는 배편을 찾아보기로 했다.

이때 육사관계자로부터 연락이 왔다. “우리는 해경의 협조를 받아 그쪽 배로 독도를 갈 예정입니다. 어떡하실 겁니까?” 일행은 주저할 틈이 없이 육사생도와 동행하기로 결정했다.

부랴부랴 짐을 챙긴 일행은 육사생도의 뒤를 쫓아 저동항으로 건너가 바지선을 이용해 독도를 순찰하던 해경선에 승선했다. 놀랍게도 우리가 탄 해경선은 동해시에서 견학했던 바로 그 ‘태평양 7호’였다. 게다가 해경선은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민간인을 태우고 독도로 가는 일이 없다고 한다. 운이 좋았던 것이다.

해경선은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3시간여를 거침없이 달려 독도 앞바다로 데려다 줬다. 비록 독도땅을 직접 밟아볼 순 없었지만, 아주 가까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태양을 맞이하는 그곳, 독도를 직접 눈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사실에 모두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다.

“독도는 바다 한복판에 있어 100% 해양성 기후를 보입니다. 이에 독도방문객 중 불과 40%만 독도 땅을 밟아볼 수 있는 영광을 누리는 셈 입니다” 상륙을 못해 아쉬워하는 일행을 두고 함장이 말을 꺼냈다. 그는 일행에게 독도의 상황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일본은 지정학적 위치가 중요하고 해저 자원이 풍부한 독도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에서 열심히 노력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 볼 때 재외동포들의 힘이 매우 중요합니다”라고 말을 이었다.

그는 “일본의 이같은 욕심을 저지시키기 위해서는 외국인들에게 독도가 왜 우리 땅인지 설명하고, 인식시켜야 하는데 해외 현지에서 외국인과 함께 살고 있는 동포들이 이 일을 하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독도 영유권 다툼이 수십년 이상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주정수 회장은 올해는 바빠서 아이들을 많이 데리고 오지 못했지만, 내년부터는 독도방문 프로그램을 연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먼저 자신의 두 아이들을 꼭 데리고 와 독도의 아름다움을 두 눈으로 보여 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일행은 해경 도움으로 무사히 울릉도로 돌아와 동해시로 나오는 마지막 여객선에 승선할 수 있었다. 도착한 묵호항에서는 다음날 울릉도로 가는 배편이 결항이라는 소식이 나왔다. 장마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