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실한 준비, 구체적 논의로 모범적인 회의 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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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실한 준비, 구체적 논의로 모범적인 회의 가져
  • 이종환 기자
  • 승인 2009.07.13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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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지역 참관기 / 세계한인회장대회 지역현안토론

▲ 지난달 24일 세계한인회장대회에 참가한 일본지역 대표들이 일본지역 현안에 관해 토론했다.

“우리 말이 안되는 분이 많아 일본어로 회의를 진행하겠습니다”

지난달 24일 워커힐 호텔의 한 회의실에서는 이렇게 토론을 시작했다. 세계한인회장대회의 지역현안토론 시간으로, 일본지역 모임이었다.

사회를 맡은 재일본한국민단(이하 민단) 정몽주 사무총장은 미리 정리된 자료를 배포했다. 자료에 명시된 주제는 ‘모국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한 한인사회 기여방안’. 재외동포재단측이 미리 주문한 의제였다. 정진 단장을 비롯해 일본의 민단 본부와 지부에서 온 39명이 이 회의에 참석했다.

“모국 브랜드에 태권도와 한글도 들어있는데, 우리는 한국말이 안돼 부끄럽군요”

한 민단 지부장의 말에 또 다른 지부장이 말을 잇는다.

“전후 일본에서는 김치를 못먹는 사람도 많았으나 지금은 모두 먹잖아요. 야키니쿠(불고기) 가게도 무척 많아졌지요. 우리 재일교포가 모국 음식을 일본에 알리는데 크게 기여한 거지요”

이같은 반성과 자부심에 이어서 모국에 대한 충고도 나온다.

“오늘도 회의가 예정보다 늦게 시작했어요. 이같은 코리안 타임은 고쳐야해요”

“우리는 말이 안되니까 참석해도 전연 알아듣지 못해요. 우리 같은 사람을 위해 회의 자료도 준비해주는 등 배려를 해주면 좋은데…”

“국회 싸움에 전기톱이 등장하고, 방송에 데모하는 모습이 늘 비치니까 국가이미지가 좋지 않아요”

지역현안 토론시간이어서 박병헌 민단 고문이 지역현안인 재외동포 참정권과 관련한 일본 민단의 입장도 정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에는 민단과 조총련, 그리고 뉴커머로 불리는 한국인들이 있다. 이중 편의상 국적이 한국으로 돼 있을 뿐 실제로는 반한 친북인사들이 있는데, 이들이 참정권을 행사할 때 어떤 파장을 불러올 것인가 하는 것을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 박 고문의 얘기.

그러나 이같은 논의는 심도 있게 진행되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일본 지역회의는 ‘주어진 주제’인 국가브랜드로 시작해 그 문제로 끝맺었다는 점에서 주제에 충실한 모범적인 회의였다.

“정진단장이 단상에서 참석한 지부 대표 한사람씩을 지명하면서 발언을 시키는 등 토론 방식이 약간 달라요. 일본어로 토론하니까 낯설기도 하고요. 단 자료를 충실히 준비하고, 구체적으로 문제를 논의하는 등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이 자리를 지켜봤던 세계한인유권자총연합회 이호성 사무총장의 의 관전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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