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베를린의 택시운전사”
상태바
“나는 베를린의 택시운전사”
  • 이종환 기자
  • 승인 2009.07.13 14: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 김진복 베를린한인회장

▲ 김진복 베를린한인회장.
“베를린에서 200만Km를 뛰었어요. 승객 20만명을 태웠더군요”

김진복 베를린 한인회장의 말이다. 그는 70년 광부로 독일에 건너가 80년부터 베를린의 택시운전사로 자리잡았다. 올해로 30년째 경력이 된다.

“어릴때는 경북 상주에서 농사에 매달렸지요. 양돈 계획도 착실히 세웠지요. 그러다 70년 광부로 가서는 광차를 밀었고, 80년부터는 택시 핸들을 잡은 거지요”

올해 김회장은 66세. 세계한인회장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 왔다가 몇가지 일로 며칠 더 머무는 사이에 본지를 만났다.

“베이징에는 광부를 지낸 분들이 많아요. 이들을 위해 한방의료단을 초청하자고, 해외한방의료봉사단을 만났어요. 마침 폴란드로 갈 계획이 있다고 해서 베를린을 들러서 가도록 논의 했어요”

이렇게 말하는 김회장은 민속생활용품 수집벽을 가진 ‘괴짜’이기도 하다.

“전에 칭다오를 들렀다가 독일 프로이센 시대의 시계를 보고는 사갔어요. 집에는 400년된 성서도 있고, 바빌론시대의 관(棺)도 있어요”

바빌론시대의 관은 다른 사람이 수집한 것인데, 그 사람이 집에 관을 두느냐고 부인과 다툼이 생기는 바람에 물려받았다는 것.

“독일의 민속생활용품들을 많이 수집해뒀습니다. 한국에서 지자체나 독지가가 이를 전시하겠다고 한다면 그냥 제공할 생각입니다”

이렇게 말하는 그는 베를린의 집 정원을 한국식으로 꾸며 즐기고 있다.

“감나무와 뽕나무도 심어 감도 따고 오디도 열리지요. 아마 베를린의 첫 감나무 뽕나무일 겁니다. 미나리도 심은지 30년이 됐지요”

그는 택시운전을 하면서 틈틈이 여행도 해서 세계에 안가본 곳이 없을 정도의 견문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는 삼성의 후원아래 파리에서 베를린까지 자전거 횡단을 했으며, 한국일주 자전거 여행을 하기도 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