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학교 하나당 1,700달러밖에 지원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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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학교 하나당 1,700달러밖에 지원 못해”
  • 이종환 기자
  • 승인 2009.07.13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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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한인언론인대회 공동인터뷰 / 권영건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연말 남은 예산은 모두 동포교육 위해 쓰겠다”
“내년부터 글로벌 네트워크화 사업 본격화 할 것”

▲ 세계한인언론인대회에 참여한 한인 언론인들이 권영건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을 인터뷰하고 있다.

해외에 있는 한인 언론인들은 재외동포재단(이사장 권영건)에 대해 무엇이 궁금할까?

지난 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에메랄드룸에서는 이 궁금증을 해결하는 이색 기자회견이 열렸다. 세계한인언론인대회에 참석한 한인언론인들이 대회 첫날 공동기자회견 형식으로 권영건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을 상대로 집단 인터뷰를 진행한 것.

처음에는 재외동포재단측이 미리 주문한 질문들이 이어졌으나 식상했던 듯 곧 ‘즉석구이(애드리브)’ 질문이 나왔다.

중국 온바오신문이 “주문받은 질문 말고 궁금한 것을 묻겠다”며, 자유문답의 포문을 연 것.

“재외동포재단이 집행하는 동포지원금이 줄줄 새고 있다. 밀실에서 집행되고 있다. 공개할 의향은 없는가?”
이 질문에 권영건 이사장은 “동포재단에 지원 요청이 들어오는 것이 연간 700건이 넘는다”며 이렇게 설명했다.

“진행돼 내려오는 숙원사업까지 합치면 연간 800~900건이 됩니다. 그 가운데 집행이 되는 것은 금액으로 9% 정도입니다. 건당 지원액수도 깎이지요. 신청액의 15%를 주는 경우도 있고, 5%인 사례도 있어요”

권이사장은 지원 심사를 위해 공관의 의견을 주로 듣는다고 한다. “다른 데는 믿을 수 없기 때문”이란다.
그러면서 “지원금을 공개하면 지원금이 적네 아니네를 두고 말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포재단의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데 이를 늘릴 수 없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권이사장은 “각 기관의 예산이 전년도 대비 동결 혹은 5% 증가와 같은 식으로 책정되기 때문에 한꺼번에 늘리기는 어렵다”면서 동포재단의 예산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다.

“전세계에 2천100개 한글학교가 있습니다. 정규과정의 한국국제학교가 아닌, 토요한글학교와 같은 학교들이지요. 이들 학교에 대한 지원금이 작년 학교당 2천달러에서 올해는 1천700달러로 줄었습니다. 환율때문이지요”

한글학교를 지원하는 전체예산은 52억원이라고 권이사장은 소개했다.

“우리말은 민족정체성을 지켜가는데 가장 중요합니다. 일본 민단 단장은 건배 제의를 할 때도 미리 써놓은 글을 그것도 더듬더듬 읽어가는 것을 봤어요. 언어를 모르면 문화 역사의식도 없어집니다. 민족의식이 소멸될 수밖에 없지요”

권 이사장은 자신은 재외동포의 실정에 대해 잘 모르지만 “재외동포교육이 민족의 미래를 위한 것이라는 철학과 사명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동포교육을 위해 청와대, 국회, 언론을 설득하고 있어요. 국회에서는 당장 급한 불부터 끄자는 주장이 많아요. 멀리 보는 비전이 아쉬워요”

이렇게 말하는 권이사장은 “지난해도 쓰다남은 예산은 모두 동포교육에 끌어다 지원했다”면서 “올해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하나의 질문은 동포청에 대해서였다. 재단 이사장으로서 동포청 설립에 대해 어떤 생각인지 물은 것. 권이사장은 “한나라당에서는 동포청, 민주당도 교민청 설립을 이야기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동포청이 설립됐다고 해서 실질적으로 예산이 늘어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재외동포재단이 아니라 동포청이 된다고 해서 재외동포 예산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않아요. 외형으로는 동포청이 만들어져도 실제 예산이 늘지 않을 수 있다는 거지요”

이에 앞서 권이사장은 재외동포들을 네트워크로 묶는 글로벌 코리안 네트워크 사업을 어떻게 추진할지에 대한 청사진이 용역을 통해 나올 것이라고 밝히고, 이에 따라 내년부터 네트워크 사업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한인언론인대회는 재외동포재단과 연합뉴스의 지원아래 세계한인언론인연합회(회장 정락석)가 7월6일부터 10일까지 5박6일간 개최했다.

올해의 주제는 ‘재외동포 언론과 국가브랜드’. 이 대회에는 미국 코리아나뉴스 정채환, 김동열 미주주간현대, 박지일 일본 앤서아시아, 캐나다 플러스뉴스 김경희, 중국 상하이저널 오명 대표 등 세계 각지에서 온 60여명의 한인 언론인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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