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 방이 모자랄 정도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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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 방이 모자랄 정도예요”
  • 이종환 기자
  • 승인 2009.07.13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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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탐방 / ‘재외동포 교육 특수’로 대목 맞은 공주대학교

교육 인프라 살려 동포교육 메카로

▲ 브라질에 거주하는 해외동포 자녀 25명이 지난달 29일부터 공주대에서 모국어 연수를 받고 있다.

버스가 금강을 건너자 우뚝 솟은 대학건물이 보인다. ‘한민족 교육의 메카’로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공주대학교다.

공주대 신관캠퍼스 정문에는 ‘제7기 옥타 모국방문 차세대 무역스쿨 환영’이라는 플랜카드가 걸려있다. 7일 세계 각지의 젊은 동포 무역인들 94명이 3대의 버스에 나눠 타고 신관캠퍼스로 들어 왔다.

한민족의 자긍심을 갖겠다, 우리의 미풍양속을 지키겠다,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내용의 선서를 마친 이들은 앞으로 6박7일간 이곳에 머물면서 비즈니스를 위한 특강도 받고, 병영체험, 갯벌체험도 하면서 아버지의 나라에서 ‘무역과 모국’을 주제로 고민하는 시간을 갖는다.

금강 남쪽 공산성(공주산성) 인근에 있는 공주대 옥룡캠퍼스에는 지난달 29일부터 브라질에서 들어온 동포학생 25명이 우리말을 익히고 있다. 3주간의 한국어 몰입교육 과정으로, 항공료를 제외한 교육비와 체류비는 공주대에서 부담했다.

교실로 들어서자 우리말 익히기가 한창이다.“매월 마지막주 월요일에 쉰다면 1년에 몇번 쉬나요?” 이렇게 묻는 선생님은 ‘매월’ 이 무슨 뜻인지, ‘마지막주’라는 게 뭔지 학생들에게 설명하느라 여념이 없다.

두개의 브라질 반 교실 옆으로는 재외동포 장기교육과정 연수반의 한글 수업도 진행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개강한 것으로, 모두 75명이 수업을 듣는다. 공주대는 이 클래스를 매년 학생 100명이 참가하는 규모로 유지할 생각이다.

“재외동포재단과 국제교육원의 위탁을 받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많아요. 8월에도 줄지어 있지요”

이렇게 소개하는 강신천 교수는 공주대에서 동포교육의 책임을 떠맡고 있는 한민족교육문화원장이다. 8월초에 진행되는 한글학교 교사 연수에는 세계 각지에서 온 350명의 선생들이 참가한다. 재외동포교육진흥재단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대양주 아중동 중남미 지역 중고생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130명의 학생들이 7월 하순 들어오고, 8월 중순에는 CIS 지역 고교생 120명이 들어온다.

이처럼 재외동포들이 모이면서 공주대가 동포교육 ‘특수’의 대목을 맞았다. 옥타 차세대 무역스쿨 입학식에서 만난 김재현총장은 “기숙사가 모자랄 정도”라고 소개한다.

김총장은 공주대를 재외동포 교육의 메카로 변신시키고 있는 주역이다. 지난해 교수들의 직선제 투표로 총장에 오르면서 동포교육이라는 블루오션에 주목한 것이 ‘대박’을 냈다.

“공주대는 공주사범대로 시작했어요. 교육에 대해서는 노하우를 갖고 있는데, 이를 살려서 해외에 있는 동포들에게도 서비스를 하는 것이지요”

이렇게 말하는 김 총장은 8월에는 순수 일본인들도 자비부담으로 50명이 들어와 3주 과정으로 공부하게 된다고 소개한다. 1인당 7만 5천엔, 우리돈으로 100만원 가량이다. 외국인을 위한 교육비지니스에도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한때 중등학교 교원 배출로 명성을 날렸던 공주대는 방학때는 이처럼 해외에서 들어온 동포와 외국인이 붐비는 ‘연중무휴’ 대학으로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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