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 운동이 정치력 신장의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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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 운동이 정치력 신장의 열쇠”
  • 최선미 기자
  • 승인 2009.06.29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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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시민연대·유권자센터 주목돼

2009년 제6차 재외동포포럼 발제 / 김영덕 한미세계화재단 이사장

지난 25일 방송통신대에서 개최된 ‘2009년 제6차 재외동포포럼’에 김영덕 한미세계화재단 이사장이 연사로 나섰다. 김 이사장은 ‘미국(뉴욕) 동포사회의 정치력 신장’을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다음은 그 내용을 요약ㆍ정리한 것이다. <편집자 주>

▲ 김영덕 한미세계화재단 이사장이 지난 25일 재외동포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현재 뉴욕에는 약 50만 명의 동포들이 있다. 60년대 미국으로 이주한 제2기 이민자들이 은퇴하고 이제 그 자녀들이 전문직에서 근무하고 있다. 3기에 이민 온 사람들의 경우 고생을 많이하면서 그 아이들을 일류대학에 보냈다. 내 옆집에 사는 한인은 ‘베이글’장사로 아이들을 공부시켜 좋은 대학에 보냈다.

뉴욕 동포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이 한미시민연대와 유권자센터(소장 김동석)다. 한인 2세 10여명이 모여서 만든 한미시민연대는 2세들을 주류사회의 지도자 특히 정계로 보내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위해 대학 4학년 학생들을 미국 주지사, 국회의원 등 주요 인물들의 사무실에 인턴으로 보낸다. 한미시민연대에서 인턴 비용까지 내놓기 때문에 인턴을 받은 기관에서 8주 동안 훈련을 집중적으로 잘 시켜준다.

이 일을 단체가 10년 동안 실행해왔다. 지난번엔 5명을 고르는데 50여명이 지원했다. 하버드 졸업생도 2명이나 지원했는데 떨어졌다. 오히려 지방대학에서 온 여자대학생이 명석하고 에세이도 잘 써서 선발됐다. 에세이는 ‘왜 정계로 진출하느냐’, ‘동포사회를 위해 무엇을 하겠느냐’라는 두 가지 주제로 쓰게 한다. 그 동안 지원자들의 에세이가 꽤 많이 모인 상태라 의미심장하다.

최근 뉴욕에서 눈에 띄는 인물로 시의원에 도전한 김진해씨가 있다. 그는 나이가 33세밖에 안됐지만 이야기해보면 오바마 대통령 못지않다. 김씨는 프린스턴대학 전 총학생회장으로 하버드대학 정치학 석사, 비영리단체 사무총장 등으로 근무했다. 그의 아버지는 동네에서 세탁소를 했다. 내 경우 이민 2기 세대이고 현대라는 대기업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동네에 아무런 근거가 없다. 2기 유학파들의 단점은 아이들을 일류 사립학교에 보내 동네에 뿌리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씨의 경우 동네 소방관 등 친구들이 찬조연설을 해주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한국사람이 가장 많은 플러싱 지역에서도 한국 후보가 3명이 나왔다. 론 킴, 정승진, 존 최가 그 주인공이다. 이 중 정승진씨는 일본 조총련과 유사한 느낌이 드는 재미동포연합회라는 단체에 몸담았지만 조직력이 강하고 일을 잘한다는 평을 받는다. 다른 한 사람인 존 최는 변호사고 아주 똑똑한 인물이지만 친북성향이 강하다.

미주 한인동포사회는 80%가 ‘우파’이기 때문에 존 최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동포사회에서도 ‘색깔논쟁’이 있는 것. 또 홍정화씨라고 뉴욕이민연맹 사무총장이 있는데 명석한 인물로 일도 잘하고 동포사회의 자랑이다. 홍씨는 민주노동당 홍근수 목사의 딸이다.

동포사회를 위해서 꼭 해야하는 일이 유권자 등록운동이다. 뉴욕 뉴저지유권자센터의 김동찬 전 사무총장이 이 일을 아주 잘한다. 10년 동안 2,3만 명의 한인 유권자가 만들어졌는데 이는 굉장한 숫자다. 시민권을 가진 한인이 약 10만명인데 이 중 뉴욕시에 약 2만8천명이 있고 뉴저지에 1만 8천명이 있다. 참고로 시의원이 대개 7,8천표로 당선된다.

미국동포사회의 정치력 신장은 풀뿌리 운동에 있다. 지난해 미의회의 일본군위안부 결의안 채택에 유권자센터가 ‘풀뿌리운동’으로 큰 힘을 발휘했다. 미국에서는 동네 유권자 10명이 의원에게 면담을 요청하면 거절할 수 없다. 또 미국 하원의원은 임기가 2년이고 상원의원은 6년이다. 하원의원에 당선 되면서부터 바로 다시 선거운동을 준비해야 하는 구조인 것이다. 한인 유권자들은 힘을 모아 미국 전역에서 의원들에게 면담을 요청하고 위안부 문제를 설명했다. 이렇듯 한인들이 미국사회에서 훌륭한 소수 민족이 되려면 서로 갈라져서는 안 된다. 포용력이 있어야 한다.

이밖에도 뉴욕한인회의 경우 1.5세와 2세를 중심으로 개혁중이다. 이들은 영어를 잘하기 때문에 주류사회의 초대행사에도 활발히 참석하고 있다. 또 전문성을 가지고 교육, 노인, 청소년 등 각 위원회를 구성해 제대로 활동을 시작했다. 그 앞날은 알수 없지만 시작이 반이다.     

정리=최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