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고을 8경’을 아시나요?
상태바
‘빛고을 8경’을 아시나요?
  • 최선미 기자
  • 승인 2009.04.24 19: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리밥 마을’과 ‘오리탕 거리’도 가볼만해

▲ 광주8경은 대체로 시내에 위치해 있다. 무등산과 포충사, 충장로를 보지 않고 떠나면 평생 후회할지 모른다.

광주광역시는 인구 140여만 명의 호남 최대 도시. 무등산, 충장로, 월드컵경기장, 빙월당 등이 광주의 과거와 현재가 숨쉬는 8경(景)으로 꼽힌다.

광주 도심 동쪽에 솟은 무등산은 자연이 빚은 최고의 예술품들을 곳곳에 품고 있는 명산이다. 육당 최남선이 “금강산에도 부분적으로는 여기에 비길 경승이 없다”고 찬탄했을 정도다. 높이 1천미터가 넘는 정상 일대에는 서석대, 입석대, 규봉 등 거대한 기둥 모양의 암석들이 치솟아 절경을 이룬다.

봄에 활짝 피는 철쭉과 진달래, 여름철 폭포, 가을철 억새꽃과 단풍, 겨울철 눈꽃도 무등산에 4가지 색을 입힌다. 광주에서 무등산에 오르는 주요 등산로는 증심사에서 출발하는 것과 원효사에서 출발하는 것 2가지가 있다. 증심사를 시작으로 해서 2, 3시간이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광주를 무등산으로 연결하는 가장 가까운 관문인 잣고개는 빼어난 야경으로 이름이 높다. 잣고개를 지나는 수많은 차들이 광주시내의 야경에 빠져 차를 세운다고 한다. 이곳에는 무등산전망대와 무진고성지도 자리잡고 있다. 시 기념물 제14호로 지정된 무진고성의 성터는 후백제의 시조 ‘견훤이 말타기 연습을 하던 곳’이라고 전해져 온다.

충장로는 무등산과 함께 광주를 상징하는 대표적 거리다. 충장로라는 이름은 임진왜란(1592) 때 활약한 의병장 김덕령의 호 충장공에서 유래했다. 쇼핑과 패션의 중심지로 각종 의류상가와 잡화점 등이 밀집해 있다. 이 때문에 늦은 시간까지 야경을 뽐내며 젊은이들의 발길을 붙든다. 근방에 있는 옛 전남도청 앞 5·18 광장은 80년 당시 시민집회가 열렸던 역사적 장소다.

임진왜란시 전사한 5명의 인물을 기리는 사당 포충사도 국내·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호남지방 최초로 의병 7천명을 모집했던 고경명, 고종후, 고인후, 유평노, 안영 사망 이후, 지역 유생들이 제봉산 아래 사당을 건립했다. 포충사는 대원군이 전국의 서원을 정리할 때 폐쇄되지 않은 전남지방의 2개 서원중 하나로도 유명하다.

사직공원에서 바라보는 해돋이도 절경이다. 사직공원 팔각정에 오르면 광주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조선 태조 때 토지 신과 곡식의 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사직단이 이곳에 있었는데 지난 1993년 복원됐다. 사직공원의 4월엔 벚꽃이 활짝 피고 여름에는 아카시아 향이 가득하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가장 아름다운 구장이라고 평한 월드컵경기장도 광주의 자랑이다. 이곳에서 2002한일월드컵 4강 신화가 이뤄지기도 했다. 월드컵경기장의 지붕선은 무등산의 곡선을 표현했고 지붕과 스탠드를 지지하는 대형기둥은 Y자로 광주의 전통민속놀이 기구 고의 머리 모양을 본떴다. 이곳에서의 달맞이는 경기장의 조형미와 어우러져 환상적인 느낌을 준다.

이 밖에도 조선시대 학자와 명신들을 배출한 월봉서원의 빙월당, 비엔날레와 김치축제가 열리는 중외공원도 명소로 손꼽힌다.

식문화도 풍성하다. 광주는 거리를 가다 어느 식당에 들어가 식사를 하더라도 나올 때 실망하지 않는다. 명물인 한정식집은 시내 곳곳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지산동에서 무등산 산장으로 올라가는 무등파크호텔 주변에는 보리밥집이 20여곳이나 모여있다. 광주시가 ‘전통음식의 거리’로 선정한 이곳에서 계절따라 바뀌는 신선한 나물과 얼큰한 고추장에 참기름을 넣고 싹싹 비벼먹는 보리밥 맛은 일품이다. 등산 후 시원한 동동주와 함께하면 더욱 맛깔스럽다.

현대백화점 부근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오리탕 거리’다. 광주 오리탕은 신선한 미나리와 들깨가루를 듬뿍 넣어 만들기 때문에 맛이 개운하고 담백한 것이 특징이다. 또 오리고기에 밤, 대추, 인삼, 찹쌀 등을 넣어 만든 죽 한 그릇은 보양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광산구청 근방에는 떡갈비집 간판이 즐비하다. 이곳에 떡갈비 거리가 들어선 것은 30여년전. 현재도 술안주 겸 별미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소 갈비살에 여러 부위의 살을 다져 인절미 모양으로 만들고 갖은 양념을 한다. 이것을 숯불에 구워먹는데 구수한 냄새가 지나가는 이들의 발길을 절로 멈추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