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찬 연회장에 금지선을 그은 것은 처음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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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찬 연회장에 금지선을 그은 것은 처음 봤어요”
  • 이종환 기자
  • 승인 2009.04.24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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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정경옥 세계국제결혼한인여성총연합회 부회장

“대통령한테 말도 못 붙이게 하면서 왜 부르나”

이명박 대통령이 얼마전 호주를 방문해 오찬회를 열었을 때의 기억을 정경옥 회장은 잊지 못한다. 대사관으로부터 초청장을 받은 그는 시드니에서 열린 이 오찬에 참석하기 위해 자신이 사는 남호주 애들레이드에서 700달러를 들여 2시간동안 비행기를 타고 갔다고 한다.

“그런데 오찬을 하는데 홀 가운데 선이 그어져 있어요. 대통령이 식사하는 테이블인데 거기로는 들어오지 못한다는 거예요. 대통령이 왔으면 교민들 말을 들어야 할텐데, 말도 못붙이도록 하면서 왜 사람들을 불렀는지 모르겠어요”

세계 10개국 정상들의 식사에 초대받아 봤지만, 홀에 선을 그어놓은 것을 본 것은 이대통령때가 처음이라는 게 정회장의 푸념이다.

‘이렇게 해서는 교민에게 격려와 힘이 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실망을 안겨줄 뿐이지요”

100여명의 수행원은 데리고 다니면서 교민들과는 스스로 고립돼 소통을 단절하는 이같은 ‘비소통 문화’를 빨리 고쳐야 한다는 게 그의 조언이다.

정회장은 호주 남부 애들레이드에 산다. 이곳을 중심으로 호텔업과 광산업을 하면서 무역회사도 경영하는 ‘성공한 기업인’이다. 호주 유학때 만난 남편 피터 루이스씨는 7선 의원을 지낸 정치인이다. 이런 배경으로 정회장은 지역 한국상공인회 회장, 세계해외한인무역협회(옥타) 지회장직도 맡고 있다.

“호주 총리 부부와 함께 쇼핑도 해봤어요. 그들은 시장에 나온 사람들과도 자유롭게 얘기를 나눠요. 식사할 때도 서로 어울리며 많은 얘기를 듣습니다. 식사에 초대해 놓고선 선을 그어서 멀리서 보기만 하라고 하지 않아요”

정회장은 “한국 정부는 교민과 잘 어울리는 중국과 인도도 배워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