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잘 하는 한인회장 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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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잘 하는 한인회장 뽑자”
  • 김동석
  • 승인 2009.03.20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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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석 뉴욕 한인유권자센터 소장

미주한인회총연합회 회장 선거 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가운데, 김동석 뉴욕한인유권자센터 소장이 본지에 긴급 제언을 해왔다.

다인종 미국사회에서 미주동포로서의 ‘애국’은 “미국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갖고 미국과 모국인 한국의 관계를 좋게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말하는 그는 “한인회장은 한인동포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며, 미국 미디어를 이해하는 능력을 가져야 하고, 무엇보다도 영어를 구사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동석 소장과의 대화내용.

그는 우선 미국사회에서 한인회의 기능이 바뀌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1980년대까지는 미국사회에 정착하는데 선이민자들의 도움이 절실했어요. 다시 말해 한인회의 필요성이 높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정보 통신의 발달로 미국에 오는 한국인들이 옛날같은 어려움을 느끼지 않습니다. 한인사회에 대한 ’봉사‘란 요구가 줄어든 거지요. 대신 다인종 사회에서 한인을 대표하는 정치단체로서의 경쟁력(실력)을 필요로 합니다”

한인회가 반드시 필요한가에 대한 답도 제시해야 할 때가 됐다고 한다.

“한인사회가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야 합니다. 그 방향이 설득력을 갖출 때 한인회의 존재 명분이 있게 되지요.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다인종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수계의 결집은 경쟁력 있게 생존하기 위한 전략의 핵심입니다. 한인회는 그것이 존재 명분이 됩니다”

그럼 한인회는 무슨 일을 해야 하는가.

“한인회는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자율기관’입니다. 냉정하게 말해서 얼마나 많은 한인들로부터 지지를 받아서 그들의 참여를 유도하는가에 따라서 위상이 정해지는 거지요. 동포사회에는 지역, 직능, 봉사를 위한 여러 단체들이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하게 조직되어 있는 동포사회를 서로 화합하고 단합시키는 역할이 한인회의 가장 중요한 기능입니다”

그는 “한인들 모두가 바라는 일은 정치력의 신장이고, 2세의 정체성을 살리는 것이 그 바탕이 된다”며 “따라서 한인회의 주요기능이 바로 정치력의 결집과 신장이란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 출범과 맞물려 한인의 정치력을 신장하는데도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과 더불어 사회·정치적 약자인 소수계들에게 사회운영의 기회가 왔습니다. 우리 한인들에게도 분명히 희망적인 기회입니다. 중국, 인도, 일본계는 물론이고 필리핀이나 베트남계도 주류사회 진입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인사회가 이같은 ‘오바마시대’의 의미를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 그는 말한다.

“지금 미국내 주류 미디어들은 ‘오바마시대’의 변화를 소개하고 그 방향을 제시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잘 모르고 있어요. 한인사회의 지도급 인사들이 감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는 미국 개신교의 변화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소개한다.

“한인사회는 교회가 전부라 할 정도로 많은 교회가 있습니다. 한인 인구의 거의 78%가 기독교인이란 통계도 있습니다. 미국의 기독교는 개방적으로 바뀌는데 우리 교회들은 더욱 근본주의화 되고 있어요. 사회의 빈곤을 기독교가 책임져야 한다는 회개와 자성의 움직임이 커져가고 있음에도 한인교회들은 교세와 교단 불리기에 여념이 없어요”  

그는 이러한 흐름을 바꾸기 위해서라도 이번 한인회장 선거는 참 중요하다고 말한다. 동포사회를 단합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한인회장도 마찬가지다.

“한인회장은 뉴욕한인사회가 대한민국 뉴욕시가 아니고 미국의 뉴욕시란 것을 명확하게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더 이상 다인종 사회에서 고립되어서는 안 됩니다. 한인들이 건강한 미국시민이어야 한다는 것을 우선으로 생각할 줄 알아야 합니다. 한인사회가 여타의 인종사회와 교류·협력의 폭을 넓힐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는 이를 위해 한인회장이 최소한 갖춰야 할 자격요건이 있다고 역설한다.

“한인회장 요건으로 무엇보다 우선하는 것은 영어구사 능력이라고 봅니다. 미국미디어 이해능력도 포함됩니다. 커다란 사고가 터졌고 그래서 한인사회에 미칠 영향이 감지되고 있는데도 정작 한인회장이란 분이 까마득하게 모르고 있고 둔감한 반응을 보였을 때 정말 답답하고 울화통 터졌던 경험이 있습니다. 동시에 한인사회의 공동의 이익이 무엇인가, 동포사회의 권익에 대해서 장·단기 과업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깊이있는 통찰이 있어야 합니다”

그는 한인회와 한인회장이 해야 할 일을 생각하면서 누구를 찍을까 결정하라고 말한다.

“적어도 한인회를 어떻게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가겠다는 구상이 있는 사람, 그 방향에 관한의견서 정도는 만들 수 있는 사람, 한인사회 매체에 그러한 정리된 리더쉽의 내용을 좀 보일수 있는 사람이라야 한다”는 게 그의 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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