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대통령 꿈 이루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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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대통령 꿈 이루어질까?
  • 이석호 기자
  • 승인 2009.03.06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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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정치 진출, ‘제3의 물결’ 인다

세계속의 한인 두뇌들 ③ / 미국의 정치인들


“최준희 에디슨 시장에게 투자하십시오” 김동석 뉴욕·뉴저지유권자센터 소장은 “최준희 시장이 미래의 대안이고 희망”이라고 말한다.

최준희(38) 시장은 2세대 정치인을 대표할 수 있는 인물. 버락 오바마가 아시안계 정치인들을 중용하면서 전국구 스타로 오를 기세다. 그가 화제가 되기 시작한 것은 2005년 에디슨 시장 예비경선에서 백인 현직시장을 꺾으면서부터다. 이를 지켜본 오바마 당시 연방 상원의원은 그에게 파트너십을 요청했고, 그는 오바마의 인물로 불리고 있다.

그는 고질적인 경찰조직을 개혁해서 모든 부정부패의 고리를 끊어내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기도 했다. 특히 2008년 콜로라도 덴버의 민주당 전당대회 아시안 코커스에서 대표연설을 한 것은 아시안 계의 선두라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그는 종종 인도계로 공화당이 밀고 있는 인도계 ‘바비 진달’ 루이지애나주 주지사와 비교될 정도이다. 최 시장은 지난달 미국을 이끌어 갈 정치 지도자로 대통령의 초청을 받았다.

신호범 워싱턴주 상원의원은 “50년 안에 한인 대통령이 탄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김길남 전 미주총연 회장도 “유색인종에 대한 장벽은 급속히 무너지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금 미국에선 미시간주 하원의원 3선에 성공한 입양아 출신 1.5세 훈영 합굿(34)씨와 한인 여성으로는 미국 본토에서 처음으로 주 의회에 진출한 메리 정 하야시, 오바마 정치 참모 유진 강(25), 베시 김(44)씨 등 한인 2세대들이 대거 약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한인 정치인들이 소수계를 대표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계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2006년 네바다주 하원으로 입성한 프랜시스 오 앨런이 대표 주자다. 올 9월 보스턴 시장에 출마하는 샘윤 시의원도 아시안계의 후원으로 이미 20만 달러의 후원금을 모으는 등 지지기반을 다지고 있다.

봉사활동도 주목받고 있다. 영어가 유창하지도 않고 미국 유명대 졸업장도 없는 박영민 워싱턴주 페드럴웨이 시장이 재선할 수 있었던 사실에 대해 미주 언론은 ‘자원봉사의 힘’이라고 지적한다.

이밖에 미국에 수십명의 시의원, 커미셔너, 교육감 등 공직자들이 다수 진출하는 등 정치적 참여도가 높은 것도 강점이다. 대표적으로 조재진 세리토스 의원, 심훈 텍사스주 사우스사이드 플레이스시 시의원, 이진 일리노이주 총무처 장관 아시안 자문위원, 최용식 뉴저지주 37지구당 레오니아시 시의원, 허영은 뉴저지주 리틀폴스시 시의원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김태석(데이빗 패터슨 뉴욕주지사 연락관), 케빈 김(게리 애커맨 연방하원의원 보좌관) 씨가 올해 있을 뉴욕 시의원에 도전해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인회가 활발한 점도 장점이다. 미국에서 한인 유권자는 전체의 약 0.2%. 극히 적은 숫자지만 한인사회는 펀드 모금뿐만 아니라 정신적 지원까지 힘을 보태고 있다.

◇ LA사태로 정치적 중요성 각성

1세대 한인정치인은 신호범, 임용근, 김창준 의원으로 대표된다. 그들은 1992년에 본격적으로 미 정계에 진출했다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1992년은 LA폭동이 일어난 해이다.

한국에서 대학을 나와 미국으로 건너가 1세대 최초로 직선제 시장이 된 강석희 어바인 시장은 취임소감에서 “1992년 LA 흑인폭동으로 한인들이 엄청난 피해를 입는 것을 보고 정계 입문을 준비했지요”라고 말했으며, LA 폭동으로 인해 뉴욕에서는 유권자센타가 설립됐다. 한인들은 이일을 계기로 경제적인 활동만큼 정치적 단결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쉽지만은 않았다. 외판원처럼 집집 초인종을 누르며, 선거운동을 펼친 신호범 의원의 구두가 10켤레나 달았다는 얘기는 유명하다.

이러한 노하우는 이후에도 전해져 2007년 김신희 씨는 한인여성 최초로 워싱턴주 쇼어라인 시장에 당선됐다.

미국 한인 정치사는 동부 개척사라고 말할 수 있다. 지난 1958년 로버트 장(주 하원의원), 필립 민(주 하원의원)이 처음으로 하와이주 하원의원에 당선된 후, 역시 1982년에 하와이에서 도나 머키도 주하원의원이 탄생했다. 이어 알프레드 송씨가 캘리포니아 주하원의원(1961)·주상원의원(1965)에 당선되면서 본토로 진입했고, 다시 25여년이 흘러 임용근(오레곤주 하원의원), 신호범(워싱턴주 상원의원), 김창준(연방 하원의원)이 정계에 입문, 본격적인 본토 시대를 열었다. 최근에는 한인2세 정치인들이 점차 무대를 전국으로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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