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 적극 참여해 위대한 한민족시대를 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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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 적극 참여해 위대한 한민족시대를 열자”
  • 최선미 기자
  • 승인 2009.01.23 1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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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시대엔 창조적 능력 지닌 인적자원 가진 나라가 세계 지배

김덕룡 대통령 특보 초청 2009년 제1차 재외동포포럼
- ‘세계국가와 대한민국, 재외동포의 역할’

재외동포에게 참정권 주어지면 동포 정책에 혁명적 변화 올 것

지난 16일 한국방송통신대학에서 개최된 ‘2009년 제1차 재외동포포럼’에 김덕룡 대통령 국민통합특별보좌관이 연사로 나서 ‘세계국가와 대한민국, 재외동포의 역할’을 주제로 발제를 했다. 이날 김 특보는 ‘위대한 한민족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재외동포의 참여가 필수’라며 글로벌 코리언 리더십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강연 요지를 지상중계한다. <편집자 주>

▲ 김덕룡 대통령 특보(사진· 오른쪽)를 연사로 초청한 2009년 제1차 재외동포포럼이 지난 16일 한국방송통신대학에서 개최됐다.

오늘 저는 예상 밖으로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지금 나라가 매우 어렵습니다. 정부도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저는 우리 국민에게 잠재력과 위기 극복 능력이 있고, 그동안 많은 도전을 극복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어려운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고, 이 위기가 오히려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8월 15일 우리는 ‘건국’ 60주년을 맞았습니다. 지난 60년간 우리가 이룬 성취는 대단한 것입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식민지를 지냈던 국가 중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이룬 유일한 나라가 우리나라가 아닐까 합니다. 지금 대한민국의 민주화와 정치, 언론의 자유는 46개 유라시아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성취는 750만 동포를 포함해 8천만이 함께 쌓은 금자탑입니다.

우리가 갈 길은 아직도 멀고 할 일은 많지만 우리에게는 많은 유리한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위대한 한민족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21세기는 아시아 태평양 시대라고 합니다. 바로 지금 산업화 시대를 거쳐 지식정보화 시대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이 지식정보화 시대는 우리에게 하나의 기회입니다.

한반도 주변에는 저마다 세계의 중심국가임을 자처하는 미·일·중·러 4대 강국이 있습니다. 우리 대한민국이 바로 이런 4강의 틈새에 있다는 사실, 저는 우리가 이 현실을 어떻게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개척해야하는가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대한민국이 나가야할 방향은 그들과 똑같은 대국의 길을 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장점, 우리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최대한도로 발휘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자원도 척박하고 기술, 자본도 부족한 우리나라가 경쟁에서 더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을 저는 우리가 가고 있는 아주 넓은 능력, 하드 파워가 아닌 소프트 파워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아주 훌륭한 인적 자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인적 자원을 어떻게 활용하느냐 하는 것이 국가 장래를 결정하는 가장 전략적인 방법입니다. 바로 이 인적 자원의 한축이 저는 재외동포라고 생각합니다.

세계 200여개 국가에서 인구 700여만 명이 되지 않는 국가가 절반입니다. 한국의 인구비율을 보면 재외동포가 인구의 10% 이상을 차지합니다. 인재의 보고인 재외동포의 참여를 어떻게 이끌어 내느냐에 우리가 위대한 한민족 시대를 만들 수 있느냐 없느냐가 달려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리 한민족이 세계 중심에 설 수 있다 확신하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우리의 건국이념 때문입니다. 홍익인간이 무엇입니까? 우리 민족은 인류에게 널리 이익을 주겠다는 생각으로 나라를 세웠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이런 건국이념을 가지고 있는 나라를 본 적이 없습니다. 저는 그런 의미에서 우리 민족은 글로벌 시대를 살아갈 자격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금융위기가 세계를 강타하는 바로 이 시대가 글로벌 시대입니다. 외국에게 금융이나 상품을 열어주는 것을 보통 글로벌화, 세계화라고 생각하는데 좁은 의미로는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세계화라는 것은 적극적으로 세계로 뛰쳐나가고 세계를 경영하는 것입니다. 저는 우리에게 750만 재외동포가 있기에 글로벌 코리아를 만드는데 결코 어려움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코리아를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지도자의 리더십입니다. 지금 이 시대에 우리가 어디로 가야할 것인가는 너무나도 확연합니다.

글로벌 코리아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을 선도하는 연구개발 투자, 실질적인 민주화, 그리고 바로 세계적인 국가체제를 갖추는 것 이 세 가지가 필요합니다.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는 글로벌 코리아로 갈 수 있느냐 없느냐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지역, 국가, 연구기관이 유기적으로 결합해서 미래 사회에 큰 영향을 주는 분야에 대해 과감히 투자해 과학기술이 발전한 나라로 가야합니다.

그 다음에 지역의 민주화, 이 부분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는 제도적 민주주의는 선진국 수준에 있지만 여러 가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집단이기주의가 증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형사업장의 지나친 노사분규,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진정한 민주주의를 이룰 수 있습니다.

그러면 세계적인 국가체제를 갖추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국가의 3요소를 글로벌라이징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국적주의였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개념을 그렇게 한정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국민의 개념을 국적개념을 넘어서 세계한인의 개념으로 전환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세계 한인 개념을 정립하기 위해서 우리 국민적인 정체성과 국민적인 일체감을 형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런 점에서 저는 재외동포 참정권 논의를 주창해왔습니다.

한국의 국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어디에 살든 또 그 사람이 한국 주민등록을 가지고 있느냐에 좌우돼서는 안됩니다. 모든 국민은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합니다. 지금 정치권에서는 정치적 유불리를 고려해서 일시 거주자와 장기 거주자를 구분합니다. 우리 대한민국 국민은 일시 체류자든 장기 체류자든 엄연히 똑 같은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영주권을 가지고 있는 자, 거주국에서 권한을 가지고 있는 자라고 해서 우리 국민이 아닌 것은 아닙니다. 지금 정치권의 논란이 헌재의 판결에서 어긋나는 정치적 전략으로 번지는 것은 아주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만일 재외동포에게 투표권이 주어진다면 각 정당이 재외동포 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재외동포 정책에 큰 변화가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국가 전략에 변화를 줄 수 있는 혁명적 변화를 가져 올 것입니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재외동포의 네트워크가 잘 구축되는 것입니다. 해외에 살고 있는 우리 동포들이 현지에서 주류사회에 진출해서 존경받는 시민이 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우리 한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네트워킹 하자는 것입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한국인 개개인이 어느 곳에 떨어져 있다고 하더라도 네트워킹을 해낼 수 있다면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1983년부터 세계한인상공인연합회를 이끌고 또 한민족재단 공동체를 이끄는 것도 바로 이 네트워킹을 위한 것입니다.

영토의 개념도 세계화시대에 맞게 확장돼야 합니다. 국경선 안이 아니라 우리 민족이 집단적으로 거주하는 그 곳, 그리고 우리 문화를 향유하는 그 곳이 우리 영토라는 전략적 사고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LA에 한인타운이 있습니다. 전세계에 우리 한인들이 집단적으로 거주하는 곳이 30여 곳이나 됩니다.

주권의 개념도 적극적으로 확장해야합니다. 코리안 스탠더드가 글로벌 스탠더드가 되는 것이 바로 우리의 주권이 확장되는 것입니다. 미국은 경제위기를 겪으면서도 달러가 기축통화, 글로벌 스탠더드이기 때문에 세계 강국으로 버티고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DMB, 한류, 태권도, 새마을 운동 등은 코리언 스탠더드일 뿐만 아니라 글로벌 스탠더드입니다. 이처럼 우리가 글로벌 스탠더드를 많이 만들어 낼 때 우리의 주권은 그만큼 확장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시대의 큰 흐름이 아시아 태평양으로 오고 있습니다. 산업화 시대에는 자원이 많은 나라가 세계를 지배했습니다만, 지식 정보화 시대에는 창조적 능력이 있는 인적자원을 확보한 나라가 세계를 지배합니다. 지식 정보화 시대가 오고 있기 때문에 저는 시대의 큰 흐름이 우리한테 있다 확신합니다.

게다가 우리에게는 인적자원의 보고인 재외동포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글로벌 코리언을 지향해 국민, 영토, 주권 개념을 글로벌 시대에 맞게 확장해 낸다면 위대한 한민족 시대는 꿈이 아니라 실현가능한 우리의 비전이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리의 비전을 이루기 위해 다같이 노력합시다.
감사합니다.                 

정리=최선미 기자


▲ 사진 왼쪽부터 정랑희씨, 조남철 재외동포포럼 공동대표, 최진국 한나라당 중앙위원회 해외분과위 수석부위원장, 이형모 본지 발행인, 김덕룡 특보, 이광규 재외동포포럼 이사장, 박의근 (주)보니에스 대표.

---------------------------------- 지 정 토 론 ----------------------------------

- 윤조셉 국제통상전략 연구소장 : 특보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저는 호주에서 20년 정도 살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신성장동력으로서의 재외동포, 우리 재외동포들을 활용하자는 이야기는 많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없었습니다. 작년에 국무총리실의 재외동포 네트워크 활용에 대한 조사에 참여한 결과, 4가지 문제점이 지적됐습니다.

행사 위주로 가지 않았느냐와 지속성이 없다는 것, 부처 간 이기주의로 중복사업이 많다는 사실과 대부분의 동포 정책이 공급자 중심으로 가서 재외동포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반영이 잘 안되고 백화점식으로 나열된다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재외동포에 대한 정확한 데이타베이스가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재외동포들의 중요성과 필요성만 이야기했지 구체적인 조사는 잘 안됐습니다. 또한 각 분야 동포들을 종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정보가 통합되어 있지 않습니다.

더불어 70%이상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에서 밖으로 나가려면 재외동포 2세에서 4세들을 잘 활용해야합니다.

- 김덕룡 대통령 특보 : 아까 제가 말씀 드렸지만 재외동포들이 선거권 행사가 이뤄지면 큰 변화가 일어날 것입니다. 정부 자체가 수요자 중심의 정책을 개발할 것입니다. 지금은 마치 시혜를 베푸는 듯한 자세이지만, 향후 동포정책의 큰 변화를 유발할 것입니다.

동포청을 만들어달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데, 동포문제라는 것은 우리 국정 전반에 관한 문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 청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동포재단 가지고 될 일이 아닙니다. 재단은 이벤트 식으로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제 생각은 총리실 산하에 행정력과 정책을 함께 갖춘 재외동포위원회를 통해 각 부처가 함께 정보를 공유하고 정책을 만드는 그런 방식으로 가야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모든 문제가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할때 이 부분을 잘 반영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이와 관련 지방행정구조까지 포함해 원점에서 재점검하고 가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김병운 북경 재외경제무역대학 교수 : 저는 중국에 사는 동포 위주로 이야기 하겠습니다. 올해로 한중수교가 16년째입니다. 한국의 경제성장과 더불어 중국에 사는 동포들이 무한한 긍지를 가지고 자랑하게 된 것이 사실입니다.

90년대 이래 한국에는 조선족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의 조선족들에 대한 정책이 좋아지면서도 한편으로는 변화 속도가 너무 빠릅니다. 그래서 조선족 사회에서는 왜 정책이 이렇게 다르냐는 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동포들의 참정권 문제에 있어서, 중국에 사는 조선족들의 경우 다른 국가의 동포들과 좀 다릅니다. 90%이상이 중국 국적을 가진 조선족들은 그동안 중국에서 쭉 생활을 해왔습니다. 이중국적 허용문제가 나왔을 때 중국 정부에서 상당히 반발했고 지금도 상당히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런 것이 잘못되면 불이익이 고스란히 조선족에게 돌아갈 수 있습니다. 조선족들에 대한 정책은 다른 국가 동포들과 별도의 정책을 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세 번째로 조선족들은 우리 민족의 정통 문화를 잘 보존하며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 조선족 사회는 시장경제의 도입과 개방, 해외진출로 인해서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중국에 사는 조선족 사회가 붕괴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더불어 한국에 온 조선족들에 대해 입국 후 정기적인 교육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김덕룡 대통령 특보 : 조선족들이 중요한 위치에서 큰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선족들은 우리 한국에 80만이 진출했습니다. 또한 한국 기업이 중국에 잘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은 사실 조선족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통일이후에도 조선족들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우리 재외동포들이 중국에서 투자하려면 조선족들과 공동으로 투자 전략을 짜야할 것 같습니다. 우리 국민들이 같은 동포인 조선족들을 업신여기는 등 문제가 많은데 반성해야할 것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나라를 빼앗김으로 인해 이주해야했던 그들에게 책임감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조선족에 대해 제 나름대로 죄송한 마음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임채완 전남대학교 사회과학대학 학장 : 세계 도처에 750만에 이르는 재외동포가 있는데, 점점 한민족의 정체성을 잃고 있습니다. 그들의 정체성을 유지시키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정책은 무엇입니까?

김덕룡 대통령 특보 : 우선 그들이 우리와 일치감을 느끼는 것 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한민족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참정권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말과 글에 대한 교육을 통해 문화와 정서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에서 발전해 한민족의 역사를 알게 해야 합니다. 또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우리 동포들의 이중국적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복수국적을 가지게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 국민들은 해외에 나가도 조국생각을 많이 합니다. (조국에) 돌아와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꼭 그래야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거주국에서 성공적으로 주류 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