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오바마’가 나오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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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도 ‘오바마’가 나오려면?”
  • 최선미 기자
  • 승인 2008.12.0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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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정책 릴레이 포럼’, “순혈주의에 바탕 둔 학교 교육 재정비 필요”

▲ 지난달 28일 서울교육대학교에서는 ‘이민자 및 국민의 다문화 사회통합을 위한 학교 교육의 과제’를 주제로 한 이민정책 포럼이 열렸다.

‘이민자 및 국민의 다문화 사회통합을 위한 학교 교육의 과제’를 주제로 한 포럼이 지난 달 28일 서울교육대학교에서 열렸다.

법무부가 주관한 전국 8개 대학 이민정책 릴레이 포럼의 일환인 이번 행사는 원진숙 서울교육대학교 다문화교육연구원장의 개회사로 막이 올랐으며, 기조강연 및 5개의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기조강연에서 ‘한국 다문화 사회와 학교 교육의 역할’을 논한 차윤경 한양대 교수는 얼마전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버락 후세인 오바마를 예로 들며, “고질적인 지역간 갈등에다 계층, 종교, 이념 간의 갈등까지 겹쳐 점차 사분오열 돼 가는 한국 사회 상황을 감안할 때 인종, 언어, 종교, 계층, 사회문화적 다양성이 훨씬 높은 미국 사회에서 나타난 이번 선거결과는 매우 시사적이다”고 말했다.

차 교수는 “한국 다문화 가정 자녀들의 학교생활에 대한 연구 조사들에 의하면 대다수의 다문화 가정 자녀들이 성적 부진, 따돌림, 차별과 무시 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으며, 중도 탈락률 역시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다양한 형태의 차이를 수용하고 권장하는 것이 인권과 자유, 민주주의 등과 같은 보편적인 문화 원리에 부합됨과 동시에 사회통합과 발전을 위해 오히려 바람직하다는 명제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사회문화적 상황에서, 다문화 교육이 비로소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고 해석했다.

그는 이에 따라 “순혈주의 전통에 바탕을 둔 강한 민족주의 정서를 내면화한 시민 양성과 동질성에 기초한 사회통합을 주된 목표로 삼아온 한국의 학교교육은 새롭게 재정비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천호성 전주대 교수는 ‘다문화가정 자녀의 학교생활과 교실수업’ 발제를 통해, 지난 2007년 이민 1.5세대 조승희 씨의 총기난사 사고를 다문화적 여건이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진 사례라고 말한 후, “우리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잡음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다문화 사회 안에서 구성원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공존하기 위해서는 다문화 가정에 대한 적절한 지원과 대책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이를 수용하는 주변 사람들의 올바른 태도와 인식의 전환이 동시에 요구된다”면서 “가장 시급한 것이 사회구성원들에게 다문화사회에 대한 바른 인식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문화 가정의 학생인 P군을 사례로 선정해 연구한 결과, P군이 집중도의 약화와 소극적인 모습, 정서 불안 등을 보였다며, “다문화 가정 자녀들에 대해 제대로 교육시킬 수 있도록 교사들에 대한 다문화 수용성 교육이 필요하고 다문화가정 자녀들에 대한 이해와 존중 교육을 어떻게 해갈 것인가에 대한 방향의 설정과 함께 구체적인 지침이나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서울교대 다문화교육연구원 측은 “이 자리를 통해 다문화 사회 통합 차원에서 필요한 학교 교육의 당면 과제들을 보다 심도 깊게 논의하고 해법을 모색해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