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살인’에 중국동포 3명 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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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살인’에 중국동포 3명 희생
  • 이석호 기자
  • 승인 2008.10.25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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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발생 고시원에 100여명 중국동포 거주 피해

지난 20일 오전 8시40분쯤 서울 논현동 D고시원에서 5명이 흉기에 찔리고, 1명은 유독가스를 피해 고시원 4층에서 뛰어내리다가 숨지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이번 사건에는 중국동포 3명이 포함되었으며, 화재가 발생한 고시원 3층과 4층, 옥탑방은 100여 중국동포여성들이 거주하고 있는 곳으로 밝혀져 중국에서 일자리를 찾아 한국으로 온 동포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해 8명이 사망한 전남 여수시 출입국관리사무소 화재사건, 13명이 사망한 경기 이천시 냉동창고 화재사건을 잇는 이번 참사로 국내에서 중국동포들에 대한 대형사고가 잇따라 일고있는 모습을 안타까워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21일 실시한 부검을 보면, 한 중국동포는 계속 저항하다 전신에 무려 20~30군데를 찔린 상태에서 숨져간 것으로 확인돼, 사건발생 당시의 현장 상황이 얼마나 잔혹했는가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관할 경찰에 따르면, 정 씨는 이날 고시원 3층 책상에 인화성 액체를 뿌리고 불을 지른 뒤 3층 입구에서 화재를 피해 나오는 사람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밝혀졌다. 병원으로 후송된 피해자 11명 중 생존한 6명은 모두 중상을 입었다. 정 씨는 범행 후 창고 방에 숨어있다 1시간만인 9시20분께 신고를 받고 출동 경찰에 의해 붙잡혔다.

특히 현장을 목격한 주민들에 따르면, 범인은 영화 속 인물처럼 검은색 스웨터에 검은색 모자 등을 쓰고 흉기를 가지고 무차별적으로 난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근 지역 동포들은 월 몇 십 만원을 받고 인근 식당 등에서 일하는 중국동포들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목숨을 뺐는 세태에 경악을 금지 못하고 있다. 범인 정 씨는 경찰에 붙잡힌 뒤 “세상이 살기 싫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법무부는 사건 직후 서울 논현동 고시원 흉기 난동 사건으로 숨진 중국동포의 유족이 가족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서류만 갖추면 입국 시 비자를 즉시 발급해 주기로 하는 등 신속한 대응을 하고 나섰으며, 주중대사관 역시 고시원 흉기난동 사건으로 재중동포 여성 3명이 숨진 것과 관련, 비상대책팀을 구성해 사태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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