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세계지도의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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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세계지도의 재편
  • 조항록
  • 승인 2008.10.1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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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항록(상명대 교수, 본지 편집위원)
562돌 한글날을 맞아 국제사회에서 한국어의 위상과 지역적 본포를 생각해 본다.
한국어가 이미 한국인만이 쓰는 언어를 넘어 세계인이 쓰고 있는 언어로 발돋움하고 있음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남북한 인구에 재외동포를 합하고 여기에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외국인을 합치면 대략 8천만 명 정도로 추정된다. 이는 사용 인구의 측면에서 전 세계 6천여 언어 중 13위, 공용어로서의 사용 인구 순위에서 12위에 해당한다. 여기에 최근의 주목할 만한 일로 세계 지식 재산권 기구의 국제특허조약출연 공식 언어로 채택됨으로써 한국어의 위상은 계속 높아져 가고 있다.

한국어 사용인구의 확산과 관련하여 최근의 추세를 주목한다면 의미 있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전 세계의 한국어 지도가 새롭게 그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시점을 기준으로 할 때 쾌속 질주하고 있는 파란불 지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멈추었거나 뒤로 후퇴하는 빨간불 지대, 약간의 진전은 보이나 향후 전망을 낙관만을 할 수 없는 노란불 지대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국외 한국어교육사를 보면 태동은 지역에 따라 달랐으나, 대략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아프리카, 중동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도약을 시작하여 1990년대 중반까지 고른 약진을 보였다.

1990년대 후반에 한국의 IMF 관리체제, 학습자 잠재 수요의 소진 등으로 도약이 주춤하였으나 한류의 확산과 2002한.일월드컵의 성공적 개최와 한국의 외국인고용허가제의 실시 등을 계기로 다시 폭발적인 확대 양상을 보이는 곳이 있다.

그러나 이는 지난 1차 도약 때와는 달리 중국, 일본, 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러시아 극동지역 등을 중심으로 하는 것으로 일부 지역에 국한된다. 오히려 한국어 교육기관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지역도 나타나고 있으며, 침체의 조짐이 나타나는 지역도 있다. 이렇게 볼 때 지금의 한국어 세계 지도는 분명히 재편되고 있다.

한국어가 세계에서 널리 쓰이기를 바란다면 이러한 한국어 세계 지도의 재편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여기엔 분명히 원인이 있을 것이고 또 특성이 있을 것이다.

여기에서 이를 다 논할 수는 없지만 관심 있는 이, 관련 있는 자들이 머리를 맞댄다면 짙고 옅음의 차이는 있겠지만 파란색으로 지도를 그릴 수도 있을 것이다.

이미 20년 전 한 차례 도약을 이루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한국어 교육에 대한 국가 사회적 관심과 책임의 증대, 전문가 집단의 확대와 역량의 증가, 다양한 경험과 실증적 데이터 등을 우리는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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