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한인사회, 환율폭등에 희비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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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한인사회, 환율폭등에 희비교차
  • 이지인 재외기자
  • 승인 2008.10.10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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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 지상사들 ‘한숨’, 일부 한인 “한국부동산 투자 적기” 희색

최근 원·달러 환율이 1천380원 선을 돌파하면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 이르자 환율 차에 민감한 재미 한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환율폭등으로 가장 큰 어려움에 처해있는 이들은 부모님으로부터 돈을 받아쓰는 유학생들이나 한국의 월급을 그대로 받고 있는 지상사 직원들의 경우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에 유학 중인 자녀에게 학비와 생활비로 1달에 2천500달러를 송금하기 위해 231만250원(9월 28일 기준)을 보냈던 부모들이 요즘에는 345만원이 필요하기 때문.

△유학생=뉴욕에서 6개월째 어학연수 중인 이 모씨는 “환율이 너무 올라 부모님께 손 벌리기가 힘들다”면서 “당분간 원화강세가 이어지면 1년 계획이었던 어학연수를 중단하고 귀국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고 토로했다.

△지상사 직원=모 업체 지상사 직원으로 2년째 뉴욕에서 생활 중인 유 모씨는 환율이 너무 올라 한국회사에서 송금한 돈을 차마 은행에서 인출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환율이 1천200원대일 때 한국 돈으로 50만원을 찾으면 수수료를 포함해 10만원정도 손해본다”면서 “그래서 환율이 떨어질 때 인출하려고 기다렸는데 점점 더 올라서 속상하다”고 말했다.

△유학원 및 어학원=환율상승 때문에 평년보다 어학연수 또는 유학을 결심하는 학생들이 줄고 있다. 실제로 맨해튼 소재 한 어학원에 따르면 “학원비를 분할해서 내겠다는 유학생들이 늘고 있다”면서 “유학생들의 수가 줄어들고, 왔다가도 조기 귀국하는 학생들의 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유학 알선업체 역시 환율 급등에 따라 손님이 줄어들면서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뉴욕유학원의 최요셉 실장은 “환율 때문에 타격을 받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면서 “이미 유학 중인 학생들의 경우 저렴한 학교로의 편입을 고려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인타운 상가=주로 유학생이나 관광객들이 주요 고객인 한인타운 내 식당들의 경우, 환율이 1천300원대를 넘어서면서 손님 수가 크게 줄어들고 있어 타격을 입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경제적 여유가 있는 한인들은 한국에 역투자할 기회를 노리기도 한다. 환율폭등으로 가장 큰 혜택을 받고 있는 이들은 한국으로 돈을 보내는 송금자들과 한국에서 물건을 수입하는 무역업자들이다.

△달러 송금=최근 한인동포들이 상대하는 한인은행에 달러 약세의 틈을 노려 환차익을 거두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신한뱅크아메리카 관계자는 “최근 달러로 한국에 송금하는 한인들이 늘었다”면서 달러 송금 후 원하는 시점에 한국에서 바꾸도록 외환계좌로 보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환율이 높을 때 원화예금을 들었다가 나중에 원화 환율이 급락하면 다시 달러로 바꾸는 방식으로 ‘달러 환차익’을 노리는 한인들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부동산 투자=환율급등에 한국 아파트 가격이 상대적으로 급락하면서, 불과 몇 개월 전에 비해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강남 등지의 고급 아파트를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금전에 여유가 있는 한인들은 “지금이 한국 부동산에 투자할 적기”라며 환율급등을 반기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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