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 신세대의 고민과 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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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 신세대의 고민과 비전
  • 강창현
  • 승인 2008.10.06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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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창현(본지 칼럼니스트, 한일경제연구소 소장)
얼마전 필자가 거주하는 일본의 한 재일동포 청년에게서 한국인으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상의 받은 적이 있다.

일본에서 태어난 자신의 의미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한국에서 태어난 세대와는 달리, 일본에서 태어나 한국에도 자주 가지 못하며 또한 한국어보다는 일본어에 더 익숙한 청년이었다.

갑작스러운 질문이었고, 한마디로는 말하기 어려운 질문이라서 순간적으로 당황했지만, 어떻게든지 그 청년을 격려하고 싶었기에 어렵게 말을 꺼내었다.

어느 나라든지 그 나라의 경제상황과 각각의 상황에 맞는 세대의 역할은 3단계로 나누어 지고, 각각의 세대의 역할에 대해서 말을 하였다.

첫번째 단계는 자기 자신의 의식주를 확보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세대이며, 두 번째 단계는 자기 가족의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서 노력하는 세대이며, 세번째 단계는 자기 민족을 위해 또는 더 나아가서는 세계를 위해 노력하는 세대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어느 정도 경제적으로도 안정되어 있지만, 인류가 지구상에 나타난지 오랜 시간동안 생존을 위해 의식주를 해결하는 것이 당면의 목적인 시간이 많이 있었다. 어린 아이들마저 먹을 것을 확보하기 위해서 많은 시간의 노동을 해야 되는 시기도 있었다.

산업혁명과 같이 인간이 기계를 다루면서 생산성을 급속도로 증가시키기 전까지는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의 끼니를 자급자족하는 것도 힘든 시기가 많았었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러서 자기 자신의 끼니를 해결하고 보니, 이제 자기의 가족의 의식주를 해결하는 것이 당면의 과제가 되었다. 아직도 전 세계적으로 보면 사회적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당면의 과제인 나라도 많이 있다.

우리나라도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자기 자신의 안정적인 의식주를 해결하는 첫번째 단계를 거쳐서, 가족들의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시기가 된 것은 1970년대 후반 급격한 경제성장의 시기인 것 같다. 이러한 덕분으로 자식들이 마음 놓고 학교에서 공부를 해도 될 만큼 사회적인 부가 축척이 되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국의 과외열도 자식을 더 좋은 대학에 보내고자하는 부모들의 열망으로 사회적인 문제가 될 정도이니, 어느 정도 경제적인 문제에서는 세계적으로 보아도 자부심을 가져도 될 정도이다.

특히, 한국내에서 외국으로 이민을 간 많은 사람들이 자기 가족의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서 노력한 세대들이 많이 있었다.

이제 여러분들이 3단계를 개척하고 우리민족 더 나아가서는 세계를 위해 공헌을 해야 하는 세대들이며, 여러분이 해외에서 한국인으로 태어난 의의인 것 같다고 이야기 하였다.

지금까지 이전 세대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1단계, 2단계를 거쳐서 여러분들이 3단계로 비약할 수 있는 거름이 되었으니, 이제 해외에서 태어난 것에 대해 불안함이나 부족함을 가질 필요가 없이, 좁게는 우리민족 크게는 세계를 위해서 떳떳하게 공헌할 수 있는 세대가 되어달라고 부탁하였다.

오랜 대화 끝에 조금은 밝은 표정으로 돌아가는 청년을 보면서, 앞으로 이러한 신세대의 고민이 큰 비전을 이룰 수 있는 거름이 되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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