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관동대지진 학살, 사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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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관동대지진 학살, 사과해야…
  • 김민수
  • 승인 2008.09.05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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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3년 도쿄 일원의 관동지방은 지진이 일어나 큰 피해를 입었고, 민심과 사회질서가 대단히 혼란스러운 가운데 조선인들이 우물에 독을 풀고 방화·약탈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이러한 소문은 진위 여부를 떠나 일본인에게 조선인에 대한 강렬한 적개심을 유발시켰다.

이에 민간인이 자경단을 조직해 불심검문을 하면서 조선인으로 확인되면 가차없이 살해했다. 치안 당국은 혼란 수습과 질서 회복의 명분하에 자경단의 난행을 수수방관했고, 일부는 가담·조장하기까지했다.

자경단의 살상 대상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았으며, 상당수는 암매장됐다. 일본 정부는 피해자의 수를 축소 발표하고 자경단 일부를 조사했으나 형식상의 조치에 불과했으며, 학살 사건으로 인한 사법적 책임을 진 사람은 전혀 없었다.

이러한 역사적 대사건이 일본의 근대사에서 거의 논의되고 있지 않은 점과 학살된 조선인 희생자들의 숫자와 신원이 전혀 알려져 있지 않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대학살이 일어난 것 자체도 문제이지만, 일본 정부와 일본 사회가 이런 사실을 85년 동안 진상규명과 사죄는 커녕 사실 인정조차 하지 않는 것은 실로 중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학살사건의 책임자나 선동자를 처벌하지 않은 것은 결과적으로 현재에도 재일한국인에 대한 차별의식으로 남아 있고 아직도 이러한 차별 의식을 자극하는 망언을 일삼는 정치가가 있다는 사실은 85년 전 상황이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사건의 진상규명과 사죄, 배상이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일본 수상을 비롯한 도쿄도, 치바현, 사이타마현, 가나가와현의 지자체장들에게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사건의 진상규명과 관동대지진 학살사건 희생자에 대한 사죄와 배상과 추모비 건립을 요구하며 일본 수상과 도쿄도를 비롯한 지자체장들에게 신속하게 정치적, 법적 책임을 질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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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 한민족운동단체연합 홍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