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일본이여, 추악한 나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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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일본이여, 추악한 나라여!
  • 이정근
  • 승인 2008.09.05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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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국민에게 보내는 공개서한

친애하는 일본 국민 여러분, 최근 후쿠다 정부에서는 또 다시 독도가 당신네 나라 영토라며, 이를 중학생들에게 가르치겠다고 선언했다면서요. 그것을 위해 우선 중학교 교과서를 개정하는 데 독도는 러시아가 세계 제2차대전 이후에 점령하고 있는 북방 4개 섬처럼 언제인가는 반드시 돌려받아야 할 땅이라는 내용입니다.

그런 소식을 듣고 이제 일본국민 여러분에게 공개서한을 한 통 보냅니다. 일본을 위해, 한국을 위해, 그리고 세계 평화를 증진시키려는 것이 이 편지의 목적입니다. 다만 일본말이 아닌 한국말로 적었기에 이뜻이 여러분에게 제대로 전달될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우선 편지를 쓰는 저를 조금 소개합니다. 저는 한국에서 태어나 대학원 교육까지 받고 미국에 유학 와서 여러 해 동안 기독교 교육학을 공부했습니다. 지금은 미국시민이고 LA에서 한인교회를 30년 가까이 목회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 남가주한인교회협의회 회장을 할 때는 일본의 역사왜곡을 규탄하는 결의문을 가지고 일본국 나성총영사관을 방문하기도 했으며, 그때 “일본은 한국의 좋은 이웃이 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라부신문>에 유료광고로 게재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므로 쉽게 흥분하거나 또 민족감정에 어설프게 사로잡힐 사람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일본 국민 여러분, 아마 제목을 보시고 상당히 불쾌하실 것입니다. 어느 국민이든지 추악하다(ugly)고 하면 웃음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먼저 칼을 빼는 것이 정상적 반응일 것입니다. 그런데도 “일본이여, 추악한 나라여”라는 제목을 달아 놓은 이유가 있습니다.

저는 일본 사람을 좋아하고 존경합니다. 일본 사람들은 개인의 인격으로 보면 무척 품격이 높은 분들입니다. 정직하고, 근면하고, 친절하고, 믿음직하고, 깔끔하고, 남에게 부담 주기를 싫어하고, 성실하고… 한국인들이 듣기에 속이 메슥거릴 정도의 과찬이지만 일본 사람 개인들에게는 그런 찬사가 아깝지 않습니다.

개인마다 인격이 있는 것처럼 각나라에도 국격(國格)이 있습니다. 이번 독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국격이라는 시각에서 보면 유감스럽게도 일본국에게는 정말 ‘추악한 나라’라는 딱지를 붙이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런데 후쿠다 정부가 중학교 교과서에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며, 후세대에게 가르치겠다고 나서고 또 그 이전의 고이즈미 정부에서도 신사참배를 끈질기게 내세우는 이유는 국내용이라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들이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에게 투표를 하니까 정치인들이 나서는 것은 당연지사일 것입니다. 그러니까 일본의 국격이 그처럼 초라해진 책임의 일부가 일본국민 여러분에게도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일본국민 여러분에게 묻습니다.

어찌 조그만 돌멩이산인 독도만 일본영토라고 주장합니까? 내친 김에 한반도 전체가 일본영토라고 선언하든지 더 넓혀서 만주까지도 당신네 영토라며 쇠말뚝을 꽂아 놓든지…

일본의 국격은 그래서 추악합니다. 미국의 식민지였던 나라들은 독립국이 된 뒤에도 한결같이 미국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고, 영국의 식민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한 번 더 물어보겠습니다. 일본의 식민지였던 나라들은 어찌해 일본에게 두고두고 이를 갈고 있는지 한 번 생각해 보셨습니까?

그게 바로 국격의 차이입니다. 미국이나 영국의 국격은 그만큼 고상하고 품위가 있는데 일본의 국격은 그만큼 저질이고 추악하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그런 일본이 조그만 돌멩이산 독도를 또 한 번 자기 손아귀에 넣으려고 온갖 잔꾀를 부립니다. 일본이 한국전쟁 때문에 경제개발의 큰 덕을 보았으면 이제 그 경제규모에 걸맞는 국격을 가져야 하는데 아직도 국격이 좀도둑 정도이니 그것이 심히 추악해 보인다는 말입니다.

일본 국민 여러분에게 권고 드립니다. 일본의 국격을 품위 있게 만드는 일에 더욱 힘쓰시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한국에 준 피해를 생각하면 어찌 독도뿐이겠느냐, 대마도까지도 한국에 떼어 줘야 하겠다” 이런 주장이 나와야 일본의 국격이 그만큼 향상될 것 아닙니까?

그렇게 되면 일본은 세계에 도덕적 감화를 크게 끼치는 나라가 될 것이며, 일본의 정신적 영토가 그만큼 넓어질 것 아닙니까? 모든 것이 글로벌라이즈 돼가는 시대에 독도 하나를 움켜쥐려고 바들바들 떠는 모습이 실로 실로 안타깝고 측은하기조차 합니다.

정말로, 일본 국민 여러분의 개인 인격만큼이나 일본국의 국격이 높아지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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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근 / 유니온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