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하와이 한국 문화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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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하와이 한국 문화 행사
  • 김사비나
  • 승인 2008.08.29 1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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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와이 한국 문화 행사가 와이파후 플렌테이션에서 열렸다.

하와이 플렌테이션 빌리지는 초기 이민자들의 문화생활을 보존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그들의 생활품을 모아 놓은 곳이다. 이곳을 창설 한지는 15년이나 됐다고 한다.

“이런 행사를 하는 것은 13회 째”라고 토니 리 회장님이 전해줬다. 이곳에는 필립핀 ,일본, 중국 , 한국, 포르투갈, 포르리꼬, 이민자들의 생활품을 모아 놓았다. 초라하기 그지 없다. 그러나 우리 조상이 100년 전에 이런 생활을 했다는 것을 알리려는 노력이 여실이 보였다.

한국관을 들어서니 예쁜 백인 여인이 색동저고리 치마를 입고, 관람객에게 한국을 열심히 설명하고 있다. 안으로 들어서니 초기이민자 부부 사진이 걸려 있다. 한복이 나란히 걸려 있고, 키가 걸려 있었다. 가마솥과 갓, 다듬잇돌이 눈에 들어온다.

커튼에는 ‘특급찹쌀’ 이라고 쓰여 있다. 변소를 보니 나무판자에 동그란 구멍이 있다. 전라도 어디에 살적에 돼지우리에 변소를 만들어 놓아 거기서 대변을 보던 생각이 난다.

토니 리 회장님 말이 “처음에는 조그맣게 관광객 상대로 한국을 알리는 문화 행사로 김치 선 보이기, 빈대떡 부치기 정도이었다가 어느덧 규모가 커졌다”고 한다.

한국의 고유의 놀이로 제기 차기 , 윷놀이, 물동이 이고 달리기, 딱지치기, 줄넘기, 교육으로는 글짓기, 한국말 배우기, 그림 그리기, 태극기 만들기, 옛날 이야기 하기, 한국 풍습으로는 연 만들기, 장구 치기, 가면 만들기, 한국 음식 만들기, 즉석에서 김치 만들어 가져가기, 즉석에서 빈대떡 만들어 먹기 등 토니 리 회장의 노고가 눈에 보였다.

각 업체에서 후원으로 이뤄지는 이번 행사를 통해, 나라를 사랑하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촛불집회 같은 어려운 일을 하는가 하면, 15년동안 한국을 알리기 위하여 문화 보존에 힘쓰고, ‘로컬’ 사회에 한국을 알리는 일을 한 홍보대사가 된 그런 분들이 우리 주변에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런 분들로 인해 우리나라가 세계에 알려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 이 곳은 로컬 사회에 많이 알려져 매일 방문 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단체에서 견학을 온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일본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밖에서는 김치를 만들어 가져가고, 즉석에서 빈대떡을 부쳐 나누어 주고 있다. 제기 차기와 윷놀이에 어른들이 삥 둘러 있다. 또 한편에서는 ‘덩더쿵 덩더쿵’ 수지 씨가 장구를 가르치고 있다.

사무실 옆방에는 아이들의 가면과 태극기 그리기가 한창이다. 손 회장님이 태극기에 색칠 하기를 지도하다가 나를 보더니 반갑다고 인사한다. 그 옆으로는 미술협회에서 나온 분들이 가발에 물감을 칠하고 있다.

할머니들이 즐겁게 가면에 물감을 칠하다가 웃는 모습이 우리들의 고향어머니 얼굴이다. 나도 태극기에 색칠을 하다 보니, 태극기를 잘 모르는 두 아가씨가 태극기에 작대기를 반대로 달아놓고 있다.

“작대기 세개라 왼쪽으로 가야 해요” 하니, 미안해 한다. 가면에 색칠도 했다. 나중에 상을 준다고 한다.

조금 있으니 연 만들기 재료를 가져 왔다. 폴 집사는 “내가 연을 잘 만들지요”하더니 만들어 마당에 나가 띄우니 훨훨 높이 날아간다. “한국 열풍아 훨훨 날아라”바라보면서 중얼거렸다.

문인협회 글짓기 자격으로 왔는데. 아이들이 뛰어 놀려고 할 뿐, 앉아서 글 쓰려고를 안 한다. 그리고 한글로 글 쓰는 아이가 몇 명이나 될까.

이왕 글짓기 심사로 나왔으니 이대로 가면 안 되겠다 작심을 하고, 주일학교 아이들을 제일 많이 데리고 나온 목사님에게 따라다니면서 “아이들 모아 주십시오”하고 졸랐다.

목사님 한마디에 아이들이 다 모였다. 종이 한 장 씩 나누어 주고 “엄마, 아빠, 한글, 그리고 오늘 행사 대하여 마음대로 쓰라”고 하고는 “못 쓰는 사람은 그림을 그려도 좋아요”라고 했다.

글을 쓴 것을 거두어 보니 절반 이상이 그림을 그렸다. 나머지 열명 정도만 글을 썼다.

하와이 총영사님이 간단한 인사를 하고, 각 분야 별로 1,2,3 상을 줬다. 일본글로 쓴 아이에게 격려상으로 라면 한 상자를 주자 입이 벌어진다. 나중에 앤 고바야씨(시장 출마자)가 와서 축사를 했다.

올해 글짓기는 준비 없이 했지만 내년에는 성의 있게 준비하여 잘 하겠다는 각오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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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거주 동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