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비지니스의 악순환과 호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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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비지니스의 악순환과 호순환
  • 강창현
  • 승인 2008.08.14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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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창현(본지 칼럼니스트, 한일경제연구소 소장)
우리 민족의 해외 진출의 역사는 아주 길고, 다양하게 진행되어 왔다. 그러한 결과로서 많은 지역과 나라에 수많은 한인들이 생활을 하고 있다.

해외로 나간 시대적상황이나 이유 등 많은 기준으로 이것을 분류하기도 하지만, 필자는 크게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전과 1988년 해외여행 자유화 이전, 1989년 여행 자유화 이후의 3가지로 나누어서 나름대로의 해외 진출의 의미를 생각해 보곤 한다.

처음의 정부수립 이전에 해외로 나가신 분은 나라의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여러가지 어려움을 딛고 현지에 적응하면서 살아오신 분들이 대부분이며, 이 분들의 직업도 진출한 나라나 지역에서 좋은 직업을 가진 분들이 아주 소수이었다.

88년 여행 자유화 이전에 해외로 가신 분들은 정부로부터 어느 정도 전문지식을 인정받고 나름대로 소신을 가지고 가신 분이 많으셨으며, 이 분들이 해외에서 이룬 성과는 대단한 것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1989년 한국정부가 해외여행 자유화를 인정한 이후, 많은 분들이 새로운 비젼을 찾고자 해외로 진출한 분들이 많았다. 단기간에 수많은 우리민족이 자발적으로 해외로 진출한 것은 아마도 이 시기가 제일 많았던 것 같다.

그러나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 따른 해외 진출의 결과로서 세계 각국의 다양한 나라와 지역에 많은 세대의 한인들이 살아오고 있지만, 해외 진출을 한 우리 한인들이 할 수 있는 업종는 아주 제한적이다. 또한, 89년 이후 단기간에 많은 한인들이 진출하면서 여러가지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에서 흔히 들리는 이야기가 한인이 세탁소를 내게 되면 근처에 다른 한인이 세탁소를 내는 바람에 양쪽 다 힘든 상황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일본의 경우만 보더라도 기존의 재일동포는 빠징코, 대금업, 음식점을 주로 영위해 왔으며, 최근에 일본으로 온 세대의 직업을 보면 음식점, 여행사, 한국어 관련 업무, 숙박업, 면세점 등 그 업무가 한정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은 세계적으로 보아도 대동소이한 환경이라고 생각 된다.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에 새로운 한인이 나타나면 오히려 자신의 시장이나 고객을 뺏길 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오히려 같은 한인을 경계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이 진출하는 한인들은 기존의 분들과 상호 협조하고, 상호 지원하는 비지니스모델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예를 들어, 기존의 한인들이 세탁소를 많이 하고 있으면 뒤에 들어오는 한인들이 똑 같이 세탁소를 하는 것이 아니고, 세탁소용 옷걸이를 수입해서 저렴하게 판매하고, 이 것을 기존의 한인들이 대량으로 구입을 해 주는 상호 지원 시스템이 절실한 상황이다. 즉, 새로이 진출하는 뉴커머는 신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이를 기존의 한인들의 네트워크와 경력, 자금을 이용해서 비지니스로 성장시키는 호순환이 필요하다.

1980년대에 기업의 경쟁 우위에 관한 이론으로 유명한 하버드대학의 포터 교수는 기업의 경쟁 우위를 토대로, 나라의 경쟁 우위라는 책을 출판하면서, 각 나라의 현지의 상황에 따라 세계적으로 경쟁에서 우위를 가지는 업종이 있다고 역설했다.

문제는 어느업종에 집중되는가가 아니고, 어떻게 효율적으로 한인들의 집중된 이익을 최대화하는가에 있다고 생각된다. 세탁업을 예를 들었지만, 경쟁체재가 아닌 상화보완과 협조체재를 어떻게 형성하는가가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우리민족의 경쟁 우위는 과연 어디에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개발을 해야할 것인가라는 문제에 대해서 신중이 생각해야 하는 시대적 책임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 우리민족이 경쟁 우위를 가지는 업종을 집중 육성하고, 각국에 나가 있는 기존의 한인과 새로 진입하는 한인과의 조화로운 비지니스 환경의 육성이 무엇보다 절실한 상황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