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한인 아티스트 짐 리(Jim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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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한인 아티스트 짐 리(Jim Lee)
  • 국제문화산업교류재단
  • 승인 2008.08.07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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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부터 27일까지 세계 최대의 만화 축제인 ‘코믹콘 인터내셔널(Comic-Con International)’이 미국의 샌디에고 컨벤션 센터에서 성황리에 펼쳐졌다.

올해로 39회 째를 맞이하는 코믹콘 컨퍼런스에는 전 세계의 만화책, 팝 컬쳐, 공상 과학소설 등이 총망라되어 만화적 상상력으로 잉태된 모든 것이 다 있었다고 해도 좋을 정도였다. 당연히 애호가들에게는 더 없이 유익한 축제였고, 덕분에 거의 모든 부스가 만원사례였다.

입장권도 그 어느 때보다 빨리 매진되어서 구입 시기를 놓친 만화 애호가들이 발을 동동 굴렸고, 인터넷 경매 업체인 이베이 등에서는 이를 틈타 코믹콘 입장권을 몇 배나 되는 가격에 내놓기도 했다.

최근 코믹 북(만화) 시장은 헐리웃 관계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이른바 ‘핫 아이템’ 목록의 하나이다. 각종 코믹 북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잇따라 좋은 흥행 기록을 보여주고 있어서, 만화 원작은 흥행 불패라는 공식 아닌 공식을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그 좋은 예가 최근 엄청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다크 나이트(Dark Knight)>이다. 이 영화는 그 엄청난 인기 덕분에 아침 6시부터 상영을 시작하지만, 그나마 전날 새벽에 모든 영화표가 매진되고 있다.
이 영화는 개봉한 지 3일 만에 수익이 1천500억 원이 넘었고, 2주 만에 3천억 원을 돌파하는 등 가히 파죽지세의 흥행기록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 외에도 <아이언 맨(Iron Man)>, <헐크(Hulk)>, <헬보이(Hellboy)> 등 코믹 북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들의 잇단 흥행으로 인해 이곳 헐리웃에서 코믹 북 소재 영화의 강세는 한동안 계속 유지될 전망이다. 때문에 이번 코믹콘에는 그 어느 해보다 많은 헐리웃 영화 관계자, TV 방송국, 코믹 북 딜러, 수집가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각종 흥미로운 세미나와 포럼이 줄을 이었고, 곧 개봉 될 영화의 홍보전도 곁들여져 볼거리만으로도 아주 풍성했던 행사였다. 유명 헐리웃 배우들의 발걸음도 연일 이어졌는데, 가수 ‘비’도 <스피드 레이서(Speed Racer)>에 이은 차기작 <닌자 어쌔신(Ninja Assassin)>의 홍보를 위해 참석하기도 했다.

코믹콘 행사에서 절대 빠져서는 안 될 ‘코믹 아티스트와의 만남’에서 특별히 시선을 끈 사람이 있었다. 그는 약 820만부 판매라는 기록을 세운 코믹 북 ‘엑스맨(X-Men)’의 일러스트레이션을 담당한 한국의 코믹아티스트 짐 리(Jim Lee)였다.

짐 리는 다른 유명 코믹 아티스트들과 함께 스페셜 게스트로 초청되어 수많은 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그의 섬세하고 다이내믹한 스타일의 삽화는 미국 내에서 두터운 팬 층을 구축하고 있으며, 현재 가장 인기 있는 코믹 아티스트 중의 한 사람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어렸을 때 미국으로 이민을 와서 미국의 유명 코믹 회사인 ‘마블 코믹스(Marvel Comics)’에 입사해 경력을 쌓은 후, 그의 동료들과 함께 ‘이미지 코믹스(Image Comics)’를 설립하기도 했다.

현재 그는 워너브라더스의 계열사이자 미국의 가장 큰 코믹출판사인 ‘DC코믹스’의 방계 회사 ‘와이드스톰’의 경영자이자 아티스트로써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인기 만화 ‘와일드캣(Wildcats)’과 ‘젠13(Gen13)’의 제작자이기도 하다.

아직 한국에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미국 코믹 북 업계에서는 몇 손가락 안에 드는 실력자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자신의 입지를 구축해놓고 있다.

헐리웃에서 한인들의 활약상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분야는 역시 손재주가 필요한 분야들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의상, 분장, 애니메이션 등 꼼꼼하고 끈기 있는 손재주가 반드시 필요한 분야에는 어김없이 한인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황우석 박사가 세포핵 치환 기술을 가장 잘 사용하는 연구원은 쇠 젓가락으로 어릴 때부터 단련된 한국인들이라고 말을 했던 것이 기억나는 대목이다.

헐리웃의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한인들의 활약상은 앞으로도 더욱 확장될 전망이다. 이것을 국내 산업과 연계시키는 비즈니스적인 안목이 시급한 때이다.<국제문화산업교류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