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속 아리랑'… 재일동포들 독도문제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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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속 아리랑'… 재일동포들 독도문제 '난감'
  • 최선미 기자
  • 승인 2008.07.23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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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갈등 고조 때마다 '사회적 차별'도 부각

일본 문부과학성이 지난 14일 2012년도부터 실시되는 중학교 교과서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 영유권을 기재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촉발된 한일간 갈등의 파장이 재일동포들에게 미치고 있다.
 
축구선수로 활약 중인 재일동포 3세 정대세 씨는 지난 1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가장 좋아하는 노래가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밝혔다가 일본 유명 커뮤니티 사이트 2CH(http://www.2ch.net)의 익명 게시판 및 포털 사이트 등을 통해 일본 네티즌들의 비난에 시달렸다.

유도선수 출신이자 현재 이종격투기 선수로 활동 중인 재일동포 4세 추성훈 씨도 지난 21일 오사카조홀에서 가진 7개월만의 복귀전에서 관객들의 큰 야유가 전파를 탔고, 경기 후에도 그의 관련 글 및 기사에는 일본 네티즌들의 악성 댓글들이 도배됐다.

이 밖에도 최근 도쿄 니혼대학 법학부의 한 동아리가 재일동포라는 이유로 한국 국적 신입생의 가입을 거부한 사실이 알려져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와 관련, 민단 본국사무소 현선일 소장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며, “근래 직접적인 테러 사례는 없을지라도 재일동포에 대한 일본 사회의 보이지 않는 차별은 계속적으로 존재해 왔고, 독도 문제 등으로 한일 관계가 어려워질수록 (재일동포들의)일본생활 또한 어려워진다”고 밝혔다.

현 소장은 또한 일본의 철저함을 지적하며, “과거 재일동포들과 함께, 일본의 양심적인 시민단체들과 손을 잡고 우익 성향의 역사왜곡 교과서 채택을 저지한 경험이 있지만, 반성을 하라고 해서 (일본이)반성을 하는 것도 아니고, 나쁜 사람에게 나쁘다고 하는 것은 욕도 아니다”면서 “한국이 감정적으로 행동하기보다는 일본을 잘 파악한 후 실익을 얻을 수 있는 대응 방법을 취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민단 중앙본부의 한 관계자 역시, “한국과 일본의 사이가 좋지 않으면, 일본에 살고 있는 재일동포들은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며,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인내심을 갖고, 독도 사건 등 양국의 우호 관계를 저해하는 문제들을 해결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993년 8월 15일 도쿄에서 창설된 ‘아리랑필름되찾기100인회’를 이끌고 있는 김경원 회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일본이 독도를 ‘다케시마’라고 우기는 일과 똑같은 행태가 하나 있는데, 일본에서 널리 알려져 있는 구마모토현 이츠키 마을의 대표적인 민요 ‘이츠키 자장가’가 바로 조선민요인 아리랑의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은폐하는 태도”라면서, “일본에서 장기간 공부하면서, 어떤 목적을 위해서라면 그 흔적조차도 없애버리려는 그들의 무서운 속성을 느꼈다”고 언급했다.

이어 김 회장은 “지금까지 한국 정부의 독도 관련 대응을 보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떠오른다”며, “꼭 지도를 놓고 보지 않더라도 한반도에서 독도로 가는 길과 일본에서 독도로 가는 길 중 어느 쪽이 수월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지금도 일본에서는 풍랑이 심해 독도로 가기가 어려운데, 통일신라시기부터 배 기술이 발달했던 우리가 먼저 독도에 정착했을 것임은 자명한 사실이다”며 한국정부가 보다 자신 있고 적극적인 전략을 취할 것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