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한국어 교육 현장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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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한국어 교육 현장의 목소리
  • 김영자
  • 승인 2008.06.18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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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자(독일 레겐스부르크대 명예교수, 본지 칼럼니스트)
제발 그러기를 간절히 바란다. 독일어권용 한국어 교재는 너무도 빈약하다.

열 손락이 뭔가 겨우 다선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이다. 국내 한국어교재는 거의 매일 쏫아지듯 출간이 되고 있다.

각 대학교 한국어 교육원에서는 출판 경쟁까지 하는 것 같다. 한국에 간 기회에 큰 서점 한국어 교재가 수도 없이 많이 진열된 곳으로 찾아가서 서성거린다.

이 책도 뒤집고 저 책, 저 먼 데 놓인 책, 책장에 꽂힌 책까지 두 뒤지다 보면 한두 시간이 금세 지난다. 해외 한국어교육에 '도움이 되겠다' 싶은 책을 골라보지만 이 책이나, 저 책이나 별다른 특징을 찾지 못 해 서성거린다.

이 출판물들은 한결같이 국내에서 일상생활을 하면서 사용할 수 있게 짜임새다. 해외에서 '외국인'이 한국어를 시작하기에는 교수법이 달라야 한다. 왜냐하면, 외국에서는 생활용어가 아니기 때문에 한국어를 구사할 일이 거의 없다. 강의시간 또는 개인수업시간에서 배운 한국어는 수업 장소를 떠나면서 머리에서 거의 사라진다.

그러니 교수법과 문장, 단어까지도 수업시간 후의 독자적인 자습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그리고 문법이 가장 중요한 바탕이 되어야 한다. 따지기를 잘 하는 유럽인들임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래서인지 다른 유럽 다른 언어권 역시 비슷하다지만 독일어권 한국어 교과서 한 권이 출판되기까지는 오랜 역경이 따르게 마련이다.

필자의 기초한국어는 그런대로 아직까지 '아쉬운 현황'중에 한국에 파견되는 회사인들의 짐속에 한 자리를 차지할 만큼 필수적으로 구입하는 서적이다. 몇 도시 큰 서점에는 진열장에서 구입하는 고객을 기다리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 한 권으로는 한국어를 배우려는 현지인의 '입맛'에 턱없이 부족하다. 어서 더 많은 한국어 교재가 출판되어야 한다.

최근에 들어서 반가운 소식이 있다. 재독 교육원(윤인섭 박사)에서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독일어권 한국어 성인교재 『한국어 쉽게 가르치고 배우기 Einfach Koreanisch! 2』를 내놓았다. 물론 겉장에서 알렸듯 한글학교 성인반용이어서인지 삽화며 예문이 성인 언어로는 좀 어색한 면도 있으나, 이번 저서는 알찬 내용에 예문도 많고, 삽화도 좋다. 작년에 출판된 같은 제목의 교과서 1권을 뒤받침하는 적절한 책이다. 힘들게 시작하는 외국인의 '입맛’에 맞을 것 같다.

이로써 윤인섭 교육원장은 일단 다섯 손가락으로 세도 부족한 재독 한국어교육을 위한 교과서 '기갈'에서 한 물푸는 두레가 되어주었으니 우리 한국어 교육자에게 참으로 멋진 선물을 안겨준 공헌자이다.

'팔방미녀’ 윤 교육원장은 4년의 임무를 충실하게 마치고, 8월에 귀직하지만 해외에서 쌓은 지식으로 앞으로도 해외 재독 한국어 교육계를 위해 협조를 아끼지 않으리라 굳게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