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서 열린 ‘한국 유교사상’ 주제강연회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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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서 열린 ‘한국 유교사상’ 주제강연회 눈길
  • 계정훈 재외기자
  • 승인 2008.05.2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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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던컨 교수, 유교사상 통해 한국 현대사 분석


남미에서 한국의 유교사상을 주제로 한 강연회가 열렸다.

이날 강연회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학 부설 지노 제르마니 연구소 한아연구센터 및 살바도르 대학 동양학과 공동 주최로 지난 26일 오후 지노 제르마니 연구소 강의실에서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존 던컨(사진) 교수가‘현대 한국의 유교사상’이란 주제로 진행했다.

스페인어 통역으로 진행된 던컨 교수의 영어 강연에는 한국학 학자ㆍ연구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강연에 나선 던컨 교수는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유교사상이 투철한 나라였다"며 "많은 학자들이 느끼듯이 특히 조선시대에 유교가 한국사회에 끼친 가치는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이 같은 유교사상이 근대의 한국을 서구화시키는 과정에서 많은 장애가 됐음을 설명하고, 한국의 근대와 현대에 있어서 유교사상으로 인한 문제점, 때로는 정치적인 도구로 활용되기도 했던 유교사상과 한국 현대사의 미묘한 관계를 설명했다.

또한 존 던컨 교수는 북한이 유교사상을 악 이용한 대표적인 예로 아버지가 아들에게 정권을 계승하는 세습화 체제를 구축했고, 많은 학자들이 보는 관점에서도 유교사상이 한국의 민주화에 많은 장애가 됐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그는 이어 "일본 식민지시대에는 한때 서구화를 목적으로 유교사상에 매우 배타적인 시기가 있었고, 당시 사람들은 조선시대의 유교사상을 그리워했던 때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던컨 교수는 강연에서 박정희 대통령 집권 초기에는 유교사상을 국가발전에 커다란 장애로 간주한 시절도 있었지만 나중에는 유교사상의 충성심을 정치에 이용했고, ‘고용주와 고용인은 한 가족’이란 구호로 노사갈등을 없애보려고 했고, 새마을운동 탄생과 10월유신 같은 강력한 권위주의 체제에 까지 이르른 과정을 유교적인 관점에서 설명했다.

특히 그는 "한국에 현재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과거의 가부장제도에서 벗어나 호주제 폐지 등 호적법이 개정됐으며,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짐에 따라 경치, 경제, 문화 다방면에 여성들의 진출이 활발해 지고 있다"고 소개한 뒤 "현재의 한국은 미국보다도 더욱 민주화된 나라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부인이 한국인이라는 던컨 교수는 강의 후 참석한 박 공사와의 대화에서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해 청중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