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사회 대비 한국어 교육의 총체적 점검을
상태바
다문화 사회 대비 한국어 교육의 총체적 점검을
  • 조항록
  • 승인 2008.05.22 10: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항록 (상명대 교수, 본지 편집위원)
최근 우리 사회 변화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가 다문화 사회로의 진전이다. 한국은 ‘단일민족-단일국가-단일언어’라는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나라이다.

그러나 1990년대 초 외국인 산업연수생 제도의 도입으로부터 시작한 외국인 이주노동자의 유입과 최근의 외국인 고용허가제와 외국인 여성 결혼 이민자의 급증으로 우리 사회에 체류하는 외국인의 수가 급증하면서 다문화성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1990년 4만 9천명에 불과하던 체류 외국인의 수가 2000년에는 26만 8천명에 도달했고, 급기야 2007년 8월 24일에는 100만 명을 돌파한데 이어 2008년 2월 현재 약 110만 명이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비록 전체 인구 대비 2.1%의 비율이지만 그 동안의 단일성에 비추어 볼 때 한국 사회의 다문화성이 급속히 진전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 사회에서의 다문화성의 진전은 상당 부분 우리가 주체가 초래한 결과로서 이는 우리 사회의 발전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는 전제를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이러한 다문화성은 우리가 오랫동안 준비하여 대안을 마련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진행되는 것으로 적지 않은 문제점과 과제를 안고 있다.

다문화성이 가속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다문화 사회 구성원이 우리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일이라고 볼 때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우리말 교육은 최우선 과제가 된다. 일반적으로 이언어 사회, 이문화 사회에 접하게 되면 언어적 장벽과 함께 문화적 장벽을 동시에 접하게 된다.

이들에 대한 언어 교육은 바로 이러한 언어 장벽, 문화 장벽을 극복하게 하여 이언어 사회에의 적응을 가능하게 한다. 다문화 사회 구성원에 대한 한국어 교육의 중요성은 당연히 우리 정부나 관심있는 이들로부터 공감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도처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한국어 교육이 실시되고 있음도 역시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다문화 사회 구성원에 대한 한국어 교육은 자세히 살펴볼 때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여러 부서가 경쟁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다문화 사회 구성원에 대한 한국어 교육이 효율적인가 하는 점은 의문이다.

교재 개발이나 교육장 설치 등은 실적 위주로 진행되어 교육 내적 측면에서의 타당성 검증 및 효과 입증의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가 노출되고 있다. 또한 민간 차원에서 진행되는 이들에 대한 한국어 교육은 자원봉사단체 내지는 종교단체가 주도할 뿐 한국어 전문 교육기관이나 한국어 교육 전문가의 참여가 부족하여 교육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민간지원단체 등에서 한국어 교육에 종사하는 이들에 대하여 자격증 부여 등과 같은 국가 사회적 차원의 보상도 현실적인 쟁점이 되고 있다.

교육 방식에 있어서도 방문 교사제의 실시, 공중파 방송의 실시 등 다양성을 추구하기도 하나 면밀한 검토나 효율적인 방식의 구안 과정을 거치지 않아 교육 수요자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만 최근에 국립국어원이 공중파 방송의 본격 실시를 대비한 교육 방식 교재 개발을 외부 전문가에게 용역 의뢰한 것은 의미 있는 일로 평가된다.

앞으로 다문화 사회의 진전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현 시점에서 다문화 사회 구성원에 대한 현행 한국어 교육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이 요구된다. 정부가 주관이 되든, 민간 전문가 집단이 주관이 되든 한국어 교육 실시의 목표와 교육의 내용을 논하는 교육과정의 개발부터 실제 교육의 실시에 있어 중심이 되는 교육자료 개발, 교수방법의 개발 방안, 이를 효율적으로 담당할 교사의 양성 문제 등이 심도 있게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