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동포 인간 취급도 못 받는다”
상태바
“중국동포 인간 취급도 못 받는다”
  • 이현아 기자
  • 승인 2008.04.18 09: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동포의집’14일 인권유린 고발 기자회견


‘중국동포의집’은 지난 14일 서울 가리봉동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리안드림을 품고 조국에 찾아온 중국동포들에 대한 인권유린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조호진 소장은 “한국을 찾은 중국동포들이 최근 한국인들이 휘두른 삽날, 쇠파이프, 소주병 등 흉기와 주먹과 구둣발 폭행에 의해 생명을 위협 받으며 신음하고 있다”며 “심지어 5년 동안 노예처럼 일하고도 임금 한 푼도 받지 못한 채 폭행에 시달리는 등 인권유린이 심각한 지경이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직장동료의 폭행으로 사경을 헤매고 있는 흑룡강성 출신의 정근학(34) 씨 어머니를 비롯해 삽날 쇠파이프 등으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조성복(57), 김명호(55) 씨 등이 억울한 사연을 증언했으며, 5년 동안 임금을 받지 못했다는 김은남(39) 씨도 “농장주로부터 수차례 폭행을 당하고 영양실조에 처하는 등 심각하게 학대당했다”고 밝혀 충격을 던져주었다.

'중국동포의 집' 측은 “이들 피해자에 대한 인권보호가 매우 소홀하다”며 “직장동료에게 폭행당해 아주대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한 정근학 씨의 경우, 피의자 진술 중심으로 공소사실이 기록돼 우발적인 사건으로 처리됐다”고 주장했다.

정 씨에 따르면, 사건 당시 정씨의 형이 112에 신고했지만 해당 지역 경찰 당국은 관할 구역이 아니라며 조치를 외면했다.

길림성 출신의 중국동포 김성엽(37) 씨 역시 최근 회식 도중 한국인 직장 상사에 의해 폭행 혐의로 고소됐으나 본인은 오히려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씨는 “술자리에서 사소한 시비로 한국인 직장동료에게 폭행을 당했는데, 직상 상사는 폭행사실을 부인하고 오히려 본인이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직장동료들이 피해사실에 대한 증언을 외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국인노동자의집/중국동포의집’은 “중국동포에 대한 차별과 냉대를 넘어 인권유린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판단해 이번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며, “이명박 대통령에게 공개편지를 보내 중국동포의 인권보호 대책을 호소하겠다”며 △정근학 씨 소주병 폭행사건 진상조사단 구성 및 활동 △김은남 씨 폭행 및 임금체불 농장주 처벌 촉구집회 △삽날 및 쇠파이프 폭행 피해자 조성복 씨와 김명호 씨에 대한 고소고발 등의 활동계획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