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단체들 부실회계 문제 심각한 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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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단체들 부실회계 문제 심각한 수위
  • 류수현 재외기자
  • 승인 2008.04.16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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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단체들이 부실 회계 문제로 잇따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최근 회장과 부회장단 간의 감정싸움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뉴욕대한체육회의 경우도 기실은 주먹구구식으로 처리한 회계 탓이다.

엄연히 재무담당 부회장이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부인이 회계를 맡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졌다. 전직회장단들이 감사를 벌였으나 무려 네 차례나 수입과 지출이 모두 달랐다. 회장의 말을 빌리자면 지금까지 그래 왔고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다.

뉴욕한인상록회는 전직회장의 부실 회계가 시 노인국 감사에 적발돼 1년에 30만달러 가까이 받아오던 기금이 끊기는 바람에 재정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한인청과협회도 모 전직회장이 회계보고를 제대로 하지 않아 누적된 벌금이 수만달러에 이른다.

뉴저지한인회는 해마다 치르는 추석대잔치와 연말 결산보고를 동포사회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최중근 회장은 기자들 앞에서 작년 5월까지 인터넷상에 공개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여태까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인단체들의 주먹구구식 회계 관행과 기금관리 악습들은 현재까지 개선되지 않은 채 반복되고 있다. 그러나 사회가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화된 회계문화를 지향하는 데도 한인 단체들은 시대적 요구를 외면하고 있는 것. 투명하고 정확해야 할 돈 문제에 있어서 깔끔하지 못한 뒷모습을 남기고 있다.

특히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비영리 단체와 단체장들의 공금운영 및 회계문화 인식수준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는 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별로 없다.

회계 전문가들은 “단체장들의 투명한 공금사용과 체계적인 내부 재무관리 시스템이 자리잡아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한결같이 단체장들과 해당 실무자들이 기금 사용에 있어서 작은 지출 하나도 꼼꼼히 기록하고 사용 후 관련 영수증과 증빙서류를 반드시 첨부하는 자세가 습관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회계사는 “비영리 단체들 대부분이 임직원들의 업무상 과실이나 부정행위 등을 통제하고 방지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내부감사 시스템이 전혀 구축돼 있지 않다”며 이에 대한 보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박우하 회계사는 “단체들의 회계장부 정리가 미흡한 것도 문제지만 관련서류나 증빙자료 상당 부분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면서 “비영리 단체들의 회계문화가 개선되기 위해서는 전문인에 의해 관리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시스템이 도입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물론 단체장을 맡는다고 해서 급여를 받는 곳은 없다. 회장 2년에 사비를 털지 않았다면 행운으로 여겨야 한다. 그렇다고 부실 회계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 한인사회에서 깨끗하고 건전한 회계문화가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비영리 단체부터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인사회의 이름을 걸고 운영되는 각종 단체들이 올바른 회계문화를 정착해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