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하 반대' 서명운동 참여 동포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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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운하 반대' 서명운동 참여 동포 증가
  • 이석호 기자
  • 승인 2008.04.10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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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중심으로 '반대의견' 빠르게 확산 조짐

재외동포 사이에서‘한반도 대운하 건설사업’을 반대하는 운동이 인터넷을 통해 점차 확산되고 있다.

대운하사업 반대운동 참여 동포들은 인터넷 사이트 서명란에 “한국은 저의 부모님 제가 태어난 조국이기에 운하건설을 반대합니다”, “외국에 사는 몸이지만 답답해서 서명합니다”, “제발 온 산천을 다 헤집는 대운하는 제발 하지 마십시오”, “멀리살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어떤 나라보다 아름다운 나라임을 자랑스러워했으면 좋겠습니다” 등 고국의 자연 훼손을 걱정하는 글과 함께 서명운동에 동참하는 사람이 빠르게 늘고 있다.

대운하반대시민연합에 따르면, 사이트를 오픈한 지난 1월 불과 10명 내외에 불과했던 참가자들이 3개월이 지난 현재 미국 242명, 일본 26명, 중국 23명, 독일 15명, 캐나다 33명 등 총 30개국 427명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호응으로 시민연합은 사이버 서명방 개설에 이어 해외동포대운하 반대 모임방까지 지난 7일 새로 개설하는 등 열기를 확산시키고 있다. 또한 일부 재외동포들은 오는 여름 국내 시민단체들과 함께 공동으로 시위에 동참할 계획까지 밝히고 있다.

이러한 동포들의 대운하 반대 서명은 지난 2일 최성 민주당 의원을 통해 신용국 사무처장 외 2만 9천명이 청원한 정종환 장관의 해임건의안에 포함되기도 했다.

특히 이 같은 동포사회의 대운하사업 반대 여론은 지난 11일부터 16일까지 본지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난 것이다. 본지 조사 설문에 답한 90%의 이상의 응답자들은 대운하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이는 현재까지 국민들이 대운하사업에 대한 반대하는 약 57%의 여론 조사 값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응답자들은 모국의 환경피해에 대해 국내 시민들보다 더욱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보츠와나 한인회장 김장수 회장은 “엄청난 자연회손과 생태게 파손에 문화제 유실로 인한 손실 자체를 경제적인 어떤 가치와도 바꿀 수 없다”고 이를 비판했다.

이장석 재불 몽펠리에 한인회장도 “이 곳에도 60-70년대에 건설된 운하가 있어 잘 운영되고 있지만 이용이 국한적이며, 경제적 가치는 그리 크지 않다”면서 “이 곳은 큰 고도 차이가 없어 건설, 운영이 용이하지만 현시점에 한국에서 그렇게 큰 공사와 자연훼손을 통해 보상 받을 만한 가치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황재성 시드니평화연대 총무도 “한반도 대운하 사업은 반환경 정책으로 조국의 운명을 담보로 정치놀음을 하고 있는 것이다”면서 “어떤 이유로도 반환경정책은 합리화될 수 없을 뿐 아니라 온 국민이 최고의 반대운동을 펴야 할 것이다”의견으로 환경피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또한 경제적 효과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장동학 미주한인 총연합회 공동회장은 “대운하에 투입될 재원이면 더욱 산업도로를 확장해 도서민, 농어민, 간격을 좁히며, 정보화시대에 지식기반 사회를 이루는 게 보다 효율적일 것이다”고 말했다.

이건우 멘도사한인회 회장은 “운송 시간이 많이 걸림에 따라, 스피드시대에 경제적 가치가 없다”면서 “철도와 항만 연결 시스템에 연구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로 미 동북부한인회연합회장 역시 “어려운 경제와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이라고 가정한다면, 이는 더더욱 가만히 앉아서 보고 있을 수만 없는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대로 찬성하는 측에서는 김종휘 미국 오클라호마 전 한인회장의 경우, 유럽의 독일이나 미국의 샌안토니오의 성공적인 운하 사업을 예로 들면서 “사업을 진행해서 성공시켰을 때 우리 동포들도 조국의 자랑거리인 대운하를 우선 언급해 소개하고, 관광하도록 이야기 하기가 쉬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성에 대해 “민자를 투자 받아 완공 후 각 구간별로 당분간 통행료를 받도록 하고, 일정 시일이 지난 후 국가에 귀속시키도록 조처하는 미국의 톨게이트와 같이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대운하 건설을 찬성하는 글은 몇 건에 불과했으며, 국내 한반도대운하추진운동본부조차 현재까지 동포들의 지지 의견이 없다는 점이 눈에 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