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LA 한국음악과 유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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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LA 한국음악과 유지를...
  • 이현아 기자
  • 승인 2008.04.10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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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폐 위기 속 네티즌들 재원 마련 호소

최근 UCLA 한국음악과 폐지 문제가 네티즌에 의해 공론화 되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UCLA한국음악과는 가야금, 거문고, 해금, 단소, 한국무용, 장구, 사물놀이 등을 가르치고 이곳을 거친 한인 학생들은 ‘UKV'란 조직을 만들어 한국문화전도사의 역할을 자임해 왔다. 그런데 지난 2004년부터 주정부 예산이 끊기며 매년 13만 달러의 운영비가, 영구존속을 위해서는 200만 달러가 반드시 필요하게 된 것.

민족음악과의 4개의 클래스 중 일본음악과는 이미 지난해 운영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폐강됐다. 한인학생회 UKV 회장 양승진 씨는 “인도음악과는 개인이 20억을 기부해 존석이 보장됐고, 중국음악과도 정부와 중국공동체의 힘을 빌어 세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한국음악과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기는커녕 일단 수업의 연장이라는 목표로 그저 ‘다음 학기에도 이 수업을 학생들이 들을 수 있겠지’란 희망을 가지고 한 달 30번 공연이라는 무리를 해서라도 모금을 해 (수업을) 유지하려고 발버둥 치고 있다”고 절실한 상황을 설명했다.

폐강된 일본음악과는 다시 복과를 시도했으나 500만 달러 이상의 큰돈이 필요한 상황으로 사실상 복과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음악과는 부산의 독지가가 10년 동안 매 해 5만 달러를 약정해 보내고 있으며, 1만 달러 정도가 고정적으로 후원되고 있다. 폐강 위기의 압박이 심해지자 국내 국악계 인사들도 팔을 걷어붙였다. 해마다 자비로 현지에 가 후원공연을 펼쳐 온 단국대학교 국악과는 지난 2월에도 UCLA를 찾았다.

이번 방문단에는 단국대 국악과를 이끌고 7년째 UCLA를 찾고 있는 서한범 교수를 비롯해 수원대 임진옥, 홍주희 교수, 국립국악원의 김수현 판소리 명창, 유지숙 남도소리 명창, 최경만 피리 명인 황용주 남도소리 전승 인간문화재 등이 함께 했다.

이번 방문단에 참여한 단국대 국악과 이인영 조교는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UCLA에 한국음악과가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꼈다”며 “외국인들이 우리 음악 알아야 도움을 준다는 생각으로 공연 마다하지 않는 그 분들이 존경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렇듯 도움의 손길이 늘고 있는 가운데 폐지문제 뿐 아니라 열악한 현지 교육환경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UCLA한국음악과 조교를 맡고 있는 이민호 씨는 “폐강 위기는 이미 오래 전부터 있어 왔던 문제로 현재로서 큰 동요는 없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하며 “우리가 보유한 거문고가 6대 정도로 열악하고, 전문인력도 부족하다보니 학과를 유지시켜달라는 주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단국대 이인영 조교 역시 “음악하는 사람 입장에서 한 수업에 거문고 6대라니 정말 열악한 것”이라며 “실제로 전공하는 사람들은 한 사람이 몇 가지씩 악기를 갖기도 한다. 연주에 따라 쓰이는 악기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인영 조교는 “직접 가보기 전에는 세계적 명문대에 우리음악과가 있다니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는데, 막상 가보니 현지 상황이 얼마나 열악했는지 모른다”며 “우리들의 지원과 관심이 정말 필요하다”고 주장했다.